수원시, 52시간 근로제 도입 버스문제 해법모색 대토론회 개최
국토부·경기도 불참…염태영 "불참 유감, 시민 목소리 전달할 터"
[수원=뉴스핌] 정은아 기자 = 염태영 수원시장이 제안한 '버스문제 해법모색을 위한 대토론회'가 11일 시민패널들의 적극적인 참석과는 대조적으로 결국 국토교통부와 경기도가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부는 지난해 3월 근로시간 제한을 두지 않는 특례업종에서 '노선버스'를 제외한 바 있다. 근로자 300인 이상 버스업체는 7월 1일부터 주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해야 한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수원시에서만 버스 기사 인력 425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오후 7시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버스문제 해법모색을 위한 수원시 대토론회[사진=수원시] |
이날 오후 7시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2시간30분가량 진행된 토론회는 버스노조, 버스업체, 청소년, 시민 등 각자의 입장에서 버스요금인상, 운수종사자 시간, 서울시와 경기도 버스체계의 차이점 등 '팩트'를 체크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토론회는 염태영 시장과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장,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공동대표, 이장호 경진여객 대표, 장원호 경기자동차 노조위원장 등으로 이뤄진 패널 8명과 시민 패널 200명이 버스 문제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버스운수종사자의 주52시간 근로제와 버스요금 인상은 어떤 인과관계가 있나?" "어른들에게는 버스요금 인상이 부담이 안 될지 모르겠지만 청소년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시민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버스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버스는 일상생활과 직결됐음에도 그동안 시민의 목소리를 내는데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우리 시는 그동안 행정의 힘만으로 풀 수 없는 문제를 시민들과 함께 해법을 찾아온 만큼 버스문제도 시민들과 함께 공통분모를 찾는다면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교통부, 경기도 관계자가 토론에 불참해 유감스럽지만,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 꼭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원=뉴스핌] 정은아 기자 = 11일 저녁 7시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진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버스 문제 해법 모색을 위한 대토론회' 시작전인 6시 50분부터 200석 자리를 꽉 채운 시민들이 토론회 참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토론회는 7시 정각 시작했다. 2019.06.11 |
2시간가량 진행된 토론회는 중요쟁점에 대한 질문과 함께 토론자들의 답변이 이어졌다. 이하 주요 토론주제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다.
▲노사 협의가 되지 않으면 7월 대파업 예상된다. 파업이 답인가.
- 장원호 경기자동차 노조위원장 = 저희도 가족이 있고 가족들도 버스를 타고 다닌다. 이것은 제도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문제다. 파업을 위한 파업도 버스를 멈추려는 것도 아니다. 근무시간을 어기게 되면 회사도 버스기사도 처벌을 받게 된다. 기사들은 1년 전부터 버스파업의 문제를 준비하라고 했음에도 지금까지 준비하지 않은 것에 답답하다. 정부도 경기도도 수원시도 그리고 사측도 미리 준비했어야 한다. 유예기간을 몇 번씩 줬다. 1일 2교대 분명히 해야 하지만 사람이 없다. 결국 차가 설수밖에 없는 논리다. 현재의 쟁점은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임금감축 보전문제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미리 준비했어야 했다.
- 이장호 경진여객 대표 = 경기도내 버스운송업체는 72업체이며 300인 이상 버스업체는 21개다. 수원시 관내 300인 이상 버스업체는 3개다. 지난해 3개 회사가 합쳐서 200억원 적자가 났다. 버티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버스업체는 현재 7월 1일 52시간 도입을 대비해 2교대를 검토 중이다. 2교대를 하면 두 가지 문제가 있다. 경진운수의 경우 200대 버스를 소유하고 400명의 버스기사가 있는데 노선을 그대로 하게 되면 130명 정도 더 충원해야한다. 그러면 인건비 72억원 추가 비용이 발생된다. 장원호 노조위원장이 말씀하신 것처럼 시간단축으로 인한 '임금감축 보전문제'가 노사쟁점사항이다.
1년간 유예기간을 줬음에도 사측에서 준비를 못한 것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당장 130명의 버스기사를 충원해야하지만 올해 말까지 교육 등 준비된 인원은 필요한 인원의 5%밖에 되지 않는다. 운전자 인원확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다.
[수원=뉴스핌] 정은아 기자 = 11일 오후 7시 수원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버스문제 해법모색을 위한 수원시 대토론회 2019.06.11 |
▲결국 감차, 노선단순화를 피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대책은.
- 이장호 경진여객 대표=130명을 뽑는 것은 어렵다. 경진여객의 경우 10%감차에 10% 증원을 할 계획이다. 현재 22대 감차를 수원시에 신청한 상태다. 또 하나의 문제는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문제는 2교대로 반드시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탄력근로제를 기술적으로 변형해서 52시간을 대체할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130명보다 적은 45명의 인원이 필요하다.
감차를 할 경우 배차 간격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사당역으로 가는 노선이 80%이상이 적자다. 출퇴근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적자가 발생될 수 밖에 없다. 저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10%감차를 하고 출퇴근시간에는 전세버스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버스안정화를 위한 재정부담은? ▲ 경기도 버스대란, 지자체만 책임을 떠넘지기 말고 정부가 책임져야한다는데.
- 민만기 녹색교통운동 공동대표 = 서울시와 경기도를 계속 비교하는데 한가지 냉정하게 봐야할 것이 있다. 우선 서울시가 도입한 '버스준공영제' 경쟁력을 인정해야한다. 서울은 1인 2교대다. 52시간제도에 따라 추가적으로 인원충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지원금액은 같다. 추가 요금 인상없이 추가 기사채용없이 현재의 서비스에서 문제를 커버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의 관점에서 경기도와 수원시를 바라보면 안된다. 결국 버스업무가 지방사무임에도 대도시를 제외한 경기도를 정부가 지원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경기도가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을 위해서는 추가채용, 임금보전 등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경기도와 수원시가 충격없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이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 염태영수원시장 = 이번 시민 설문조사 결과 시민들이 버스 요금 인상에 대해 무조건 거부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와 인천광역시는 광역시다. 광역시가 아닌 경기도는 사실 경기도 차원에서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하기 어렵다. 이를 테면 서울시 버스기사 월급은 420만원이고 경기도는 320만원이다. 그럼에도 경기도 버스기사들은 주 평균 근로시간은 많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도입을 대비해 수원시가 임금보전을 하기 위해서는 년간 130억원, 신규채용을 할 경우 168억 포함해 400억원을 투입해야한다.
이와 함께 수원시가 준공영제를 도입할 경우 재정소요는 연간 총 1300억원(2015년 용역결과)이 된다. 경기도는 서울시와 달리 면적도 더 넓고 수요자의 이동수단이 훨씬 더 장거리이며 요금이 더 비싸다. 서울이 3000억원이라면 경기도는 1조이상의 금액이 들어가지 않으면 준공영제를 도입하기 어렵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문제가 직면하다보니 경기도가 상당한 심적 부담 있다. 버스문제는 공공복지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보존을 해줘야한다.
1조원 이상의 금액을 정부와 경기도, 지자체가 감당하고 시민들도 부담해야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때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의견을 취합해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다. 바로 직면한 7월 1일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도입으로 인해 결국은 감차와 감액이 우선적으로 현실적인 선택이다. 우선 문제해결을 위해 당장 탄력근무제를 도입해야하지만 결국 1인 2교대로 가야한다. 시민과 버스기사들의 안정이 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원시는 첫차와 막차는 무조건 고수할 것이다. 우리 시가 맡아야할 중요한 책무다.
jea06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