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GTO, 길이 늘리고 타이트하게 셋업해 코스 難度 높이고 또 높여
지난주 미즈노오픈, 지난달 다이아몬드컵 출전한 선수들 고개 ‘절레절레’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전장 8016야드에 파5홀 길이는 705야드. 선수들의 한 라운드 평균스코어는 약 75타.
일본골프투어(JGTO)가 열리는 코스의 난도(難度)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일본 이바라키현 로열GC에서는 JGTO 미즈노오픈이 열렸다. 상위 입상자들에게는 다음달 열리는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이 주어진는 대회로 유명하다.
그런데 로열GC는 파 72에 코스 길이는 8016야드(약 7330m)에 달했다. 대회 1·2·4라운드에서는 티마커를 티잉구역 앞에 설치해 전장이 7600야드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JGTO는 그러나 ‘무빙 데이’인 대회 3라운드에서는 풀 백티를 사용해 전장 8016야드로 셋업했다. JGTO 사상 최장이다. 세계 골프대회 개최지를 봐도 평지 골프장의 경우 전장이 8000야드를 넘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지난주 JGTO 미즈노오픈 3라운드 스코어카드. 16번홀(파5) 길이는 705야드, 18홀 총 길이는 8016야드라고 적혀있다. [사진=JGTO] |
그 대회 3라운드 코스 셋업을 보면 4개의 파3홀 평균 길이는 237야드(약 217m)다. 10개의 파4홀 평균 길이는 462.8야드(약 423m)이고, 가장 긴 파4홀은 2번홀로 532야드다. 파4홀 가운데 가장 짧은 곳은 5번홀로 전장은 408야드(약 373m)다. 파4홀 가운데 300야드대 전장을 지닌 홀은 없다. 4개의 파5홀 중 가장 긴 곳은 16번홀로 705야드(약 645m)에 달한다.
커트를 통과한 70명 가운데 이날 60타대 스코어를 낸 선수는 세 명에 불과했다. 이케다 유타(66타), 김찬(69타), 재즈 자네와타나농드(69타)가 그들이다. 언더파를 친 선수도 6명에 지나지 않았다. 이케다와 김찬, 자네와타나농드는 모두 드라이버샷 평균거리가 300야드를 넘는 장타자다. 그런가 하면 80타대 스코어러는 6명이나 됐고, 곤도 게이스케는 82타를 쳤다.
이 대회에서는 이케다가 합계 7언더파 281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김찬은 6언더파 282타로 2위에 올랐고 박상현이 4언더파 284타로 공동 3위, 김영웅과 김경태가 2언더파 286타로 공동 6위, 양용은이 1언더파 287타로 공동 9위를 각각 기록했다.70명 가운데 10명만 합계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선수들은 이 코스를 ‘몬스터 코스’라고 불렀다. 이케다는 김찬에게 “3라운드뿐 아니라 다른 라운드에서도 왜 8000야드 넘게 셋업하지 않았지?”라고 농담을 건넸지만, 非장타자들에겐 ‘괴물같은 코스’로 다가왔을 법하다.
지난달 9∼12일 열린 JGTO 아시아 퍼시픽 다이아몬드컵 개최지인 지바현 소부CC도 난코스로 소문났다. 전장은 7333야드인데 파는 71로 셋업됐다. 그 대회 우승 스코어는 합계 3언더파였다. 드라이버샷을 길고 정확하게 쳐놓지 않으면 어프로치샷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코스였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어려운 코스는 난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 대회에 출전했다가 커트탈락한 아마추어 국가대표 배용준은 “대부분 홀의 랜딩 존이 좁아 티잉구역에 서면 어디로 어떻게 쳐야할지 난감할 정도였다. 드라이버샷부터 잘 치지 않으면 좀처럼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없는 코스였다.”고 설명했다.
JGTO가 대회장 코스를 길고 어렵게 셋업하는 것은 자국 투어의 경쟁력과 출전 선수들의 변별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염두에 둔 사전대비책인지도 모른다. 일본 남자골퍼 가운데 6일 현재 세계랭킹 100위내 선수는 마쓰야마 히데키(29위), 이마히라 슈고(75위), 고다이라 사토시(85위) 등 세 명에 불과하다. 한국선수는 김시우(56위) 안병훈(58위) 강성훈(61위) 임성재(68위)가 세계랭킹 톱100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지난주 JGTO 미즈노오픈에서 상위권에 올라 다음달 열리는 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획득한 이케다 유타(일본·왼쪽부터), 김찬, 박상현, 군 차로엔쿨(태국). [사진=JGTO, G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