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아시아 각국 정상들이 '신냉전'으로까지 불리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대립에 대해 한 목소리로 위기감을 호소했다.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훈 센 캄보디아 총리 등 아시아 각국 정상들은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주최로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25회 아시아의 미래’ 회의에서 통상과 안보 분야에서 패권 쟁탈을 벌이고 있는 미중 대립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는 미국과 중국을 ‘코끼리’에, 아시아 국가를 ‘풀’에 비유하며 “두 마리의 거대한 코끼리가 싸우면 짓밟히는 것은 그 밑의 풀”이라며, 무역전쟁 장기화로 아시아 주변국이 입을 피해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무역전쟁은 어리석은 일이며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며 “대립을 완화하고 가장 합리적인 방식을 추구하길 바란다”며, 미국과 중국에 자제를 촉구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은 언제까지나 (자신들이) 우월한 국가는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새로운 중국을 인정해야 한다. 강경책은 시대에 맞지 않으므로 그만두길 바란다”고 고언했다.
헝 스위 킷 싱가포르 부총리 겸 재무장관도 “미중 관계는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새로운 현실을 받아들이고 중국의 대두에 적응해야 한다”며, 미중 대립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30일 일본을 방문한 헝 스위 킷(왼쪽) 싱가포르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미국의 연이은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대체적으로 미국의 보호주의 노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캄보디아의 훈 센 총리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최종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제품을 구입하는 미국 국민이다”라고 지적했다.
캄보디아가 친중 성향이긴 하지만, 대중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트럼프 정권에 대한 아시아 각국의 불신감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도 “관세가 인상되면 경제 성장은 둔화된다. 어떻게 보호주의에 대항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기대한다”며, 미국의 보호주의 노선을 비판했다.
29일 일본을 방문한 셰이크 하시나(왼쪽) 방글라데시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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