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부장검사 31일 서울청 지수대 고발인 출석
"검찰 묵살...김수남 전 총장 공범이고 최종책임자"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인사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청주지방검찰청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31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 24분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한 임 부장검사는 작심한 듯 검찰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임은정 부장검사가 31일 오전 9시 24분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5.31. sun90@newspim.com |
임 부장검사는 "부산지검에서 당시 사건을 알고 있었지만 묵살을 해서 대검 감찰이 직접 수사한 것"이라며 "(해당 검사의) 사표를 수리해서 처리한 것은 검찰 총장의 결제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공범이고 최종책임자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달 19일 김 전 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는 고발장에서 김 전 총장 등이 지난 2016년 부산지검 소속 A검사가 민원인의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처벌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의 직무유기에 대해선 아무도 처벌을 안 받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확실한 사례이기 때문에 그 책임을 명확히 짚어주려고 고발하게 됐다"고 고발 이유를 설명했다.
또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향후 검찰 고위직에 대한 추가 고발도 예고했다. 그는 "검찰의 전관 예우나 유권무죄 정치검찰 등으로 국민이 고통받을 때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며 "검찰의 살아있는 목소리가 필요할 땐 침묵하다 개혁이 논의돼서 검찰권 일부 내려놓을 때 고민을 하는 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직 문화 문제가 너무 깊어 자체 개혁이 불가능하고 외력이 들어와야 되는 것"이라며 "검찰개혁 논의는 국회에서 잘하겠지만 저는 검찰 안에서 기초 체력될 수 있도록 바로 세우기를 각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고발 사건이 마무리되면 문무일 검찰총장 등 현 검찰 고위직에 대한 고발도 이어가겠다고 했다. 그는 "2015년 (남부지검) 성폭력 사건과 2016년 공문서 위조사건을 무마했던 관련자들에 대해 감찰을 요구했지만, 현 대검 수뇌부도 이들을 징계하지 않고 있다"며 "당시 사건을 덮었던 이들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현 수뇌부의 2차 직무유기도 추가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에서 2016년 사건을 열심히 수사하겠지만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재정신청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부산지검 사건 이후 2년이 흐른 지난해 10월 A검사를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A검사는 2016년 6월 사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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