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핀테크 '기회의 땅'으로 부상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동남아시아가 국내 핀테크 기업들이 노리는 '기회의 땅'으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 핀테크 시장에서 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의 '유니콘'이 되려면 데이터에 기반한 시장 공략과 전략적 파트너십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9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선 해외진출을 노리는 핀테크 기업을 향한 조언들이 쏟아졌다.
'핀테크 기업 해외진출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모두 동남아 시장에 주목하라고 입을 모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신흥국의 경우 부족한 인프라 대비 금융 수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말 기준 아세안 국가의 은행계좌 보급률은 6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30% 가까이 낮다. 신용카드 보급률은 3%로 미미하다. 반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핀테크 기업에게 기회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3년간 동남아 전자상거래액은 매년 62% 고성장 기조다.
앤드류리 고젝 디렉터 [사진=최유리 기자] |
김유석 딜로이트 스타트업자문그룹 상무는 "아세안 시장은 아직 금융서비스 이용률이 낮지만 이용 가능성이 점점 많아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기회"라며 "철저한 시장 분석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베트남을 주목할만한 시장으로 꼽는다. 1억명을 육박한 인구를 가졌지만 은행 계좌 보유율은 31%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높다. 금융 인프라를 키우기 위한 현지 정부의 지원도 적극적이다.
보안트렁 베트남 재무부 부국장은 "2025년까지 4차산업형명을 금융산업에 도입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행중"이라며 "핀테크 육성 특별법을 적용해 투자를 활성화하고 세금 면제 및 완화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남아 핀테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무기로는 '전략적 파트너십'과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핀테크 유니콘 반열에 오른 고젝의 전략이 그 예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에서 오토바이 승차공유 서비스로 출발한 스타트업으로 지난 4월 기업가치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승차공유 서비스(고젝)를 토대로 음식 배달, 의약품 배송 등 생활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해 결제 서비스(고페이)를 붙였다. 이를 통해 수집한 고객 데이터로 송금, 공과금 납부 등 금융서비스로 진화 중이다.
앤드류리 고젝 디렉터는 "송금이나 결제 같은 금융 서비스 영역은 한 번의 실패가 사업 전체의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며 "때문에 전략적 파트너십과 풍부한 데이터로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영역도 개척중이다. 공과금 납부 서비스인 '고페이레터'가 대표적이다. 은행 거래가 익숙치 않은 인도네시아 저소득층의 경우 공과금 납부 지연으로 고금리의 패널티를 무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에게 자동 납부 서비스를 제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은 "데이터를 얼마나 잘 이용하느냐에 따라 결제 외에 P2P 대출이나 로보어드바이저 분야에서 기회가 많다"며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현지 사업 파트너나 정부기관과의 네트워크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인턴기자 = 더글라스 피진 앤트파이낸셜 국제사업부문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19.05.23 alwaysame@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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