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중국 특파원

[격동의 모스크바 이야기]...(9-4) 강제이주 겪은 고려인 할머니의 회상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극동서 가축운반용 화물열차로 40일 이동...기아·질병에 사망자 속출
중앙아시아 벌판에 토굴짓고 생활...식인종 소문 속 농작물 재배 성공

[서울=뉴스핌] 김흥식 객원논설위원 = 강제이주를 온몸으로 겪었던 김연옥 할머니의 체험적 회상기가 타쉬겐트에서 발행되는 한글신문 ‘레닌기치’(나중에 고려신문으로 개칭)에 실렸다. 강제이주 과정에서 끔찍한 상황은 나치 독일이 유태인을 화물열차에 강제로 태워서 강제수용소로 끌고 가던 장면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문 대통령, 강제이주 관련 단막극 '기억' 배우들과[서울=뉴스핌] 카자흐스탄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1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립아카데미 고려극장에서 강제이주 관련 단막극 '기억'을 관람한 뒤 무대에 올라 배우들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19.4.21

◆타쉬켄트 '고려신문'에 실린 김연옥 할머니의 강제이주기

황량한 벌판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품고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는 고려인들의 모습이 깊은 울림을 준다. 간략하게 소개한다.

“강제이주령이 내려진 이튿날 새벽 우리 가족들은 화물선에 실려 나호드카로 이송되었다. 그곳에서 나흘을 굶다시피 했다. 그 다음날 가축운반용 화물열차에 실렸다.

탑승 전 고려인들의 공민증은 모두 회수되었다. 우수리스크, 하바로프스크, 이르쿠츠크 등에서 수일씩 머물렀다. 삼엄한 경비로 차량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식량배급을 받지 못했기에 각자 떠날 때 휴대해온 식량으로 끼니를 이어나갔다. 위생상태가 특히 불량했다. 출발부터 40일이 걸린 도착 때까지 목욕을 하지 못해 옷에는 이가 바글바글했다.

계봉우-황운정 지사 유해,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서울=뉴스핌] 21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국제공항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계봉우·황운정 지사 부부 유해 봉환식에서 카자흐스탄 전통 의장대가 두 지사의 영정과 유골함을 한국 의장대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19.4.22

◆강제이주령 뒤 가축운반용 화물열차로 40일 이동...기아·질병에 사망자 속출 

열차가 정차하면 여자들은 창을 열고 머리털을 털었는데 이가 허옇게 쏟아졌다. 남자도 속옷을 벗어 털었는데 비슷했다.

이주 도중에 병자가 생기면 그 즉시로 들것에 실어내 어디론가로 가져갔다. 치료 후 가족에게 보내준다고 약속했으나 돌아오지 않았다. 모두 실종자가 됐다. 명이 짧은 사람은 무덤 없는 황천객이 돼 버렸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병자를 알리지 않게 되었고 병자도 아픈 티를 내지 않으려고 기를 썼다. 아이들이 특히 많이 죽었다. 감기와 화상이 원인이었다. 열차 안에는 난로 하나가 있는데 끓는 물로 인해 어린이들이 화상을 자주 입었다.

우리 고려인들은 중앙아시아 벌판에 정착지에 도착하자마자 극동에서 떠날 때 받은 약속 실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고향 땅에 두고 온 집, 농작물, 가축 등등의 보상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약속은 말뿐이었다. 이 억울한 현실 앞에서 우리 고려인들은 자신의 피땀으로 대대로 모은 재산을 잃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절도있는 투르크메니스탄 의장대 [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현지시간) 중앙아시아 3국 첫 순방지인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독립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 의장대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2019.4.17

◆중앙아시아 벌판에 토굴짓고 생활...식인종 소문 속 농작물 재배해 곡식 수확  

벌판에 토굴집을 짓고 살림을 시작했다. 생활여건이 너무 어려워 이주민 거의 모두가 설사와 감기를 앓았다. 겨울이 오자 굶주리고 얼어죽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우리 고려인들은 아무리 괴롭고 고생스러웠지만 장례 때마다 민족의 전통과 풍습을 지켜 나갔다.

현지 주민인 카자흐인들 사이에는 강제이주된 고려인들이 아이를 잡아먹는 식인종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겁을 먹은 인근 주민들이 멀리 떠나는 일도 있었다. 이주 다음해인 1938년 봄이 왔다. 초원에는 민들레를 비롯한 야생 나물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야생 나물을 잘 알았기에 식량으로 만들어 먹었고 다행히 죽음을 면하게 됐다. 가져온 쌀, 콩, 밀 등 씨앗을 뿌려 그해 가을 수확을 거두었다. 현지인들은 난생처음 보는 이런 농작물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우리를 도와주기 시작했다“

사할린 희생사망동포 위령탑 앞에서 필자 [사진=뉴스핌DB]

▲김흥식 뉴스핌 객원논설위원
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1977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해직되는 아픔을 겪고 쌍용그룹에 몸담고 있다가 1988년 연합뉴스 기자로 복귀했다. 1991년 한국의 첫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파견돼 맹활약했다. 이후 연합뉴스 북한부장, 남북관계 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실 간사,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편집담당 상무이사를 지냈다. 퇴임후 연합뉴스 부설 동북아센터 상임이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비상임이사, 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지낸뒤 현재 뉴스핌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kh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G전자, 홈로봇 '클로이드' CES 공개 [라스베이거스=뉴스핌] 김아영 기자 = LG전자가 오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홈로봇 'LG 클로이드(LG CLOiD)'를 공개한다고 4일 밝혔다. LG 클로이드는 AI 홈로봇의 역할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콘셉트 제품이다. 사용자의 스케줄과 집 안 환경을 고려해 작업 우선순위를 정하고, 여러 가전을 제어하는 동시에 일부 가사도 직접 수행하며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공개는 '가사 해방을 통한 삶의 가치 제고(Zero Labor Home, Makes Quality Time)'를 지향해온 LG전자 가전 전략의 연장선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LG 클로이드가 세탁 완료된 수건을 개켜 정리하는 모습. [사진=LG전자] ◆CES서 보여주는 '제로 레이버 홈' 관람객은 CES 전시 부스에서 클로이드가 구현하는 '제로 레이버 홈' 시나리오를 볼 수 있다. 출근 준비로 바쁜 거주자를 대신해 전날 세운 식단에 맞춰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고, 오븐에 크루아상을 넣어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등이 연출된다. 차 키와 발표용 리모컨 등 일정에 맞는 준비물을 챙겨 전달하는 장면도 포함된다. LG 클로이드가 크루아상을 오븐에 넣으며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LG전자] 거주자가 집을 비운 동안에는 세탁물 바구니에서 옷을 꺼내 세탁기에 넣고, 세탁이 끝난 수건을 개켜 정리하는 시나리오가 제시된다. 청소로봇이 움직일 때 동선 위 장애물을 치워 청소 효율을 높이는 역할도 수행한다. 홈트레이닝 시에는 아령을 들어 올린 횟수를 세어주는 등 거주자의 일상 케어 기능도 시연한다. 이러한 동작은 상황 인식, 라이프스타일 학습, 정교한 모션 제어 능력이 결합돼 구현된다는 설명이다. ◆가사용 폼팩터·VLM·VLA로 최적화 클로이드는 머리와 두 팔이 달린 상체와 휠 기반 자율주행 하체로 구성된다. 허리 각도를 조정해 높이를 약 105cm에서 143cm까지 바꿀 수 있으며, 약 87cm 길이의 팔로 바닥이나 다소 높은 위치의 물체도 집을 수 있다. LG 클로이드가 거주자 위한 식사로 크루아상을 준비하는 모습.[사진=LG전자] 양팔은 어깨 3축(앞뒤·좌우·회전), 팔꿈치 1축, 손목 3축(앞뒤·좌우·회전) 등 총 7자유도(DoF)를 적용해 사람 팔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다섯 손가락도 개별 관절을 가져 섬세한 동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하체에는 청소로봇·Q9·서빙·배송 로봇 등에서 축적한 휠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해 무게 중심을 아래에 두고, 외부 힘에도 균형을 유지하면서 상체의 정밀한 움직임을 지원한다. 이족보행보다 비용 부담이 낮다는 점도 상용화 측면의 장점으로 꼽힌다. LG 클로이드가 홈트레이닝을 돕는 모습. [사진=LG전자] 머리 부분은 이동형 AI 홈 허브 'LG Q9' 기능을 수행한다. 칩셋, 디스플레이, 스피커, 카메라, 각종 센서, 음성 기반 생성형 AI를 탑재해 언어·표정으로 사용자를 인식·응답하고, 라이프스타일과 환경을 학습해 가전 제어에 반영한다. LG전자는 자체 개발 시각언어모델(VLM)과 시각언어행동(VLA) 기술을 칩셋에 적용했다. 피지컬 AI 모델 기반으로 수만 시간 가사 작업 데이터를 학습시켜 홈로봇에 맞게 튜닝했다는 설명이다. VLM은 카메라로 들어온 시각 정보를 언어로 해석하고, 음성·텍스트 명령을 시각 정보와 연계해 이해하는 역할을 맡는다. VLA는 이렇게 통합된 시각·언어 정보를 토대로 로봇의 구체적인 행동 계획과 실행을 담당한다. 여기에 LG의 AI 홈 플랫폼 '씽큐(ThinQ)', 허브 '씽큐 온'과 연결 가전이 더해지면 서비스 범위가 넓어진다. 예를 들어 가족과 씽큐 앱에서 나눈 메뉴 대화를 기반으로 식단을 계획하고, 날씨 정보와 창문 개폐 상태를 조합해 비가 오면 창문을 닫는 등의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퇴근 시간에 맞춰 세탁·건조를 마치고 운동복과 수건을 꺼내 준비하는 연출도 제시된다. ◆로봇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악시움' 첫 공개 LG전자는 홈로봇을 포함한 로봇 사업을 중장기 성장축으로 보고 조직·기술 강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조직개편에서 HS사업본부 산하에 HS로보틱스연구소를 신설해 전사에 흩어져 있던 홈로봇 관련 역량을 모으고, 차별화 기술 확보와 제품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삼았다. LG 액추에이터 악시움(AXIUM) 이미지. [사진=LG전자] 이번 CES에서는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LG Actuator AXIUM)'도 처음 공개한다. '악시움'은 관절을 뜻하는 'Axis'와 Maximum·Premium을 결합해 고성능 액추에이터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액추에이터는 모터·드라이버·감속기를 통합한 모듈로 로봇 관절에 해당하며, 로봇 제조원가에서 비중이 큰 핵심 부품이다. 피지컬 AI 확산과 함께 성장성이 높은 후방 산업으로 평가된다. LG전자는 가전 사업을 통해 고성능 모터·부품 기술을 축적해왔다. AI DD 모터, 초고속 청소기용 모터(분당 15만rpm), 드라이버 일체형 모터 등 연간 4,000만 개 이상 모터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기술력이 액추에이터의 경량·소형·고효율·고토크 구현에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휴머노이드 한 대에 수십 개 액추에이터가 필요한 만큼, LG의 모듈형 설계 역량도 맞춤형 다품종 생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로봇 성능·폼팩터 진화 지속…축적된 로봇 기술은 가전에 확대 적용 LG전자는 집안일을 하는 데 가장 실용적인 기능과 형태를 갖춘 홈로봇을 지속 개발하는 동시에 청소로봇과 같은 '가전형 로봇(Appliance Robot)'과 사람이 가까이 가면 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냉장고처럼 '로보타이즈드 가전(Robotized Appliance)' 등 축적된 로봇 기술을 가전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AI가전과 홈로봇에게 가사일을 맡기고, 사람은 쉬고 즐기며 가치 있는 일에만 시간을 쓰는 AI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인간과 교감하며 깊이 이해해 최적화된 가사 노동을 제공하는 홈로봇 'LG 클로이드'를 비롯해 '제로 레이버 홈' 비전을 향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ykim@newspim.com 2026-01-04 10:00
사진
의대 정시 지원자 5년 만에 최저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올해 의과대학 정시모집 지원자가 큰 폭으로 줄어 최근 5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전국 39개 의대 정시모집 지원자는 7125명으로 전년대비 32.3% 감소했다. 지원자는 2022학년도 9233명, 2023학년도 844명, 2024학년도 8098명, 2025학년도 1만518명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4일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6.01.04 mironj19@newspim.com   2026-01-04 15:5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