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번 주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을 기대하고 있던 월가와 각 업계는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에 초긴장 상태다.
이른바 ‘관세맨’의 협박이 실행으로 옮겨질 경우 양국 기업과 소비 시장이 커다란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한풀 꺾였던 경기 침체 공포가 재점화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6일(현지시각)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사들인 상품은 총 5400억달러 규모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세 전면전 속에서도 수입 물량이 급증,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확인됐고 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경고가 실제로 강행될 경우 경기 한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25%의 관세를 시행한 총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2000억달러 물량에 대한 관세를 오는 10일부터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상황.
뿐만 아니라 325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새롭게 25%의 관세를 동원할 뜻을 내비쳤다.
이날 또 한 차례 그는 트윗을 통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날을 세운 한편 강경한 정책 기조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는 데 신경을 곤두세우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개월간 진행된 무역 협상의 판을 깨는 행보를 취할 경우 결과가 치명적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조명이 집중된 곳은 애플이다. 지난해 폭탄 관세의 직접적인 타격을 모면한 애플이 325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에 25%의 새로운 관세가 적용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아이폰부터 애플워치까지 주요 제품 가격이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 애플은 물론이고 공급 업체와 소비자들까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휴대폰 및 소비 가전은 718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말 중국 현지의 애플 공급 업체들은 10% 관세를 마지노선으로, 이보다 높은 부담이 발생할 경우 생산라인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월마트와 타겟을 포함한 유통 업계 역시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비누와 양말, 숟가락 등 일용품에서 가구를 포함한 내구재까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고,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의 숨통을 조일 전망이다.
월마트는 지난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보낸 서한에서 저소득 가계의 경우 25% 관세로 인한 파장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밖에 나이키와 언더아머 등 중국 생산 의존도가 높은 스포츠 및 의류 업체의 타격도 작지 않을 전망이다.
나이키는 전세계 공장 가운데 약 20%를 중국에 두고 있고, 미 패션 산업 협회에 따르면 중국 의존도가 최대 30%에 이른다.
이미 일부 공급 업체들이 베트남을 포함한 타 지역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했지만 여전히 중국 비중이 높고, 이를 낮추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이 경기 침체 공포를 다시 촉발시켰고, 협상 결렬이 실제로 위기를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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