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허 부총리 방미 여부 '주시'하며 안전자산 '강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작스레 대중 ‘추가 관세’를 위협하면서 6일 아시아 증시는 중국을 중심으로 가파른 하락세가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되던 관세를 오는 금요일(10일)부터 현행 10%에서 25%로 높일 것이며, 그간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던 325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도 25% 관세를 즉각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중국이 재협상을 시도하면서 협상 속도가 너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렇게는) 안 된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최근까지도 무역 합의 기대감을 직접 드러내며 낙관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돌변하면서 이번 주 타결될 것으로 기대됐던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 협상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등 금융시장에서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6일(현지시각)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격화로 중국 증시가 6% 가까이 떨어지자 한 증권거래소의 투자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살피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중국증시였다.
상하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1.87포인트, 5.58% 급락한 2906.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낙폭은 2016년 2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선전종합지수도 109.82포인트, 67.6% 추락한 1515.80으로 마감됐다.
대만 증시 가권지수와 싱가포르 STI지수는 각각 1.8%, 3.21% 하락했으며, 일본과 한국 증시는 이날 휴장했다. 중화권에 속하는 홍콩 증시는 한국시간 기준 오후 4시 16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995.69포인트, 3.31% 떨어진 2만9085.86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뉴욕증시 S&P500과 나스닥100지수 선물 역시 전자거래에서 2%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6일 개장 시 하락을 예고했다.
무역 갈등 격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전자산은 강세를 보였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0.78엔으로 0.3% 내려 엔화 가치 강세가 나타났고, 위안화 환율은 6.8215위안으로 위안화 가치가 1월 10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상품 시장에서는 금 현물 가격이 0.25% 오른 온스당 1282.20달러를 기록한 반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3% 내린 배럴당 60.52달러에, 브렌트유 가격은 2.2% 밀린 69.27달러에 거래됐다.
AMP 투자전략 대표 셰인 올리버는 “중국이 협조하지 않고 무역 협상을 이어가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면서 “미국 기업 신뢰도와 투자에 타격이 생겨 주가가 떨어지고 실업자 수가 늘면 트럼프에게 유리하지 않으며, 재선에도 충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씨티 이코노미스트들은 무역 긴장이 고조돼도 중국 당국자들이 발 빠른 정책 대응에 나선다면 미국의 추가 관세로 인한 충격 등 파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추가 관세를 위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행보로 중국이 류허 부총리의 방미 일정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류허 부총리가 당초 계획보다 사흘 늦은 오는 9일 베이징을 출발할 전망이며, 하루 뒤 워싱턴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협상 자체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