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4일 오전 '北 미사일→발사체 발사'로 긴급 수정
北, 2014년에도 호도반도서 방사포 추정 발사체 4발 발사
대북 전문가들, 방사포로 추정…2014년과 사정거리 유사
“北, 식량난 등 강조하기 위해 저강도로 한·미 겨냥한 듯”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4일 오전 호도반도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해 탄도미사일급이 아닌 신형 300mm 방사포(다연장로켓)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9시 6분께부터 9시 27분께까지 원산 북방 호도반도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불상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 [사진=노동신문] |
합참에 따르면 이날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는 동해상까지 약 70km에서 200km까지 비행했다.
발사체 제원 등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주목할 부분은 합참이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입장을 수정했다는 점이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관련 소식을 처음 전하면서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을 전한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다시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입장을 바꿨다.
대북 전문가들은 합참이 ‘단거리 미사일’에서 ‘단거리 발사체’로 바꾼 것에 대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탄도미사일급이 아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신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지난 2014년 발사한 것과 유사한 방사포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14년 3월 4일 호도반도에서 북동쪽으로, 신형 300mm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4발을 발사한 바 있다.
당시 발사체는 150km 가량을 비행했는데,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 역시 이와 비슷한 200km까지 비행했기 때문에 이같은 추측이 제기되는 것이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사진=노동신문] |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이 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이 아닌 방사포를 발사한 배경에 대해 "한국과 미국을 저강도로 겨냥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국방‧안보 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단거리 발사체이기 때문에 미국보다는 한국과 연관성이 깊다”며 “한국 정부는 북한 도발에 지금까지 무덤덤한 반응을 보여왔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한국을 겨냥하는 것은 큰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이어 “이는 북한이 미국을 직접적으로 건드리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식량난이라든지 그런 어려운 부분을 어필(강조)하기 위해 긴장관계를 조성하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도 실패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북미 관계) 중재를 하려고 한 것도 잘 안된 것 같고, 얼마 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것도 잘 되지 않아 이런 방법을 쓴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로는 12번째 발사체 발사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