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존중사회’ 공약, 헛된 희망고문...경사노위에 책무 떠넘겨”
“국회, 공무원노조법 논의조차 안 해...‘식물국회’ 증명”
“초심으로 법외노조 불사하고 투쟁할 것”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공무원노조가 노동절을 하루 앞둔 30일 공무원의 노동조합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폐지를 주장하며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공무원노조특별법 및 대통령 약속 이행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1300여명이 참가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공무원노조특별법 및 대통령 약속 이행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2019.04.30. hwyoon@newspim.com |
이들은 “공무원노조 특별법 즉각 폐지하라”, “대통령은 ILO 핵심협약 즉각 비준하라”, “공무원도 노동자다. 노동3권 보장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지난 2017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노총 출범식에 참석해 “공무원노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언했던 영상도 재생하며 공무원노조법 개정을 촉구했다.
공노총은 “노동존중 사회를 실현하겠다던 문 대통령의 공약은 헛된 희망고문으로 끝나고 말았다”며 “문 대통령은 주워 담지도 못할 말을 내뱉고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구실로 본인의 책무를 폭탄게임 하듯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이연월 공노총 위원장은 “노동존중을 외치는 이번 정권조차 공무원을 국민으로,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공무원은 특수한 신분이란 그럴싸한 말로 둘러대며 공무원노조법이란 사슬로 꽁꽁 묶어 놓은 행태에 100만 공무원 노동자는 분개하고 있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국회에 대해서도 비난의 날을 세웠다. 공노총은 “지금껏 수차례 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된 적이 없다”며 “스스로 ‘식물 국회’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노총이 20년 동안 외쳤던 단 하나의 구호는 오로지 ‘공무원도 노동자다’라는 한 마디뿐”이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법외노조로서의 길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공무원노조법 즉각 폐지를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공무원노조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노동3권 중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인정되지만 파업 등 단체행동권은 인정되지 않는다. 또 노조 가입 자격과 교섭대상, 방법 등을 제한 받는다.
앞서 지난달 15일 경사노위 산하 노사관계제도·관행 개선위원회는 공무원 노조 가입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공익위원 권고안을 발표했다. 현재 공무원은 6급 이하만 노조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권고안이 시행되더라도 파업 등 단체행동권은 제약된다.
공노총은 이날 집회를 마친 뒤 효자치안센터부터 정부서울청사 인근까지 도보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서울청사 정문 주변 철제 담장에는 “공무원노조법 폐지”, “ILO 협약 비준” 등 문구가 적힌 검정색 머리띠를 묶어 항의 표시를 할 계획이다.
hw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