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브랜드·유통채널 재정비 기간..하반기 실적 개선"
"LG생건, 럭셔리 포트폴리오 중심 안정적 실적 지속 예상"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국내 굴지의 화장품 브랜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에서의 전략 차이가 실적을 판이하게 가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단일 브랜드 2조원의 매출 신화를 쓴 ‘후’의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거둔 반면 국내 1등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실적이 크게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29일 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1조4513억원과 영업이익 18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 늘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21% 감소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5일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221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성장했다고 밝혔다. 분기 영업익이 3000억원을 넘은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과 당기순익은 각각 1조8748억원, 당기순익 225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3.0%, 14.9% 증가했다.
[자료=LG생활건강] |
LG생활건강은 화장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음료 부분에서도 고르게 안정적인 실적을 나타냈다.
우선 화장품 부문 매출은 1조1396억원, 영업이익 24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3%, 16.1% 증가했다.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고성장을 지속했다.
생활용품 부문에선 매출 4014억원, 영업이익 4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7%, 3.5% 증가했다. 시장이 축소되고 초저가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을 구조조정으로 탈피하는 전략으로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체질 개선을 이뤘다는 분석이다.
음료 부문 매출 3337억원, 영업이익은 32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5.3%, 9.4% 늘었고시장점유율은 전년 말 대비 0.5% 증가한 31.8%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아모레퍼시픽은 대부분 브랜드에서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4513억원과 영업이익 18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 늘었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보다 21% 감소했다.
[자료=아모레퍼시픽] |
뷰티계열사 매출은 모두 줄어들었다.
이니스프리의 영업이익은 국내 매출 하락과 마케팅 비용 확대로 감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1546억원과 211억원으로 각각 5%, 36% 줄었다. 에뛰드는 로드숍과 면세 채널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매출 501억원을 기록, 작년대비 23% 줄었으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에스쁘아만 영업이익이 확대됐다. 매출은 115억원으로 전년대비 7%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아모레가 분기 실적 부진의 배경을 국내 매출 감소 때문이라고 강조했지만, 양사가 극명하게 다른 실적을 거둔 것은 매출을 견인한 럭셔리 브랜드의 해외 마케팅 전략차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은 럭서리 브랜드 ‘후’에 대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단일 브랜드에서 매출 2조원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구매제한을 두는 등 ‘설화수’의 마케팅을 보수적으로 가져갔다. 아모레 측은 무분별한 판매로 가격 하락 및 브랜드 훼손을 막기 위함이라 설명을 내놨다.
주가도 실적 차별성을 반영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실적이 나온 이후 2거래일 연속 하락하다 이날 반등에 나섰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두 종목은 지난 2거래일 동안 각각 3.6% 하락했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생활건강은 경쟁 심화로 인해 지속적인 마케팅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럭셔리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업종 내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1분기는 본격적인 실적 개선을 위해 기반을 다지는 시기”라며 “브랜드 및 유통채널 재정비가 이뤄지고 있어 펀더멘털 개선세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