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 행정부 내 대북 강경론자들에게 조심스럽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서둘러 북한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워싱턴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먼저 하면서, 북미 협상 재개를 촉구하자 더욱 다급해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옆에서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WP는 협상 재개를 위한 대북제재 완화 쪽으로 기운 문 대통령과 달리 아베 총리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를 엄격히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등 대북강경파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북한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손에 쥐고 조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만날 때마다 북한 문제를 논의하지만, 일본 측에서는 항상 똑같은 얘기가 반복된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린 부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협상능력을 자신하며 아베 총리의 조언이 필요 없다고 느끼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큰 딜에서는 직감을 믿고 가야하는 만큼 준비를 너무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이 40번째 회담을 할 만큼 표면적으로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북한 비핵화에 있어서도 공조를 강조하고 있으나, 접근법이 살짝 어긋나 있다는 해석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가 고대하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버리고 일본이 꺼려 하는 양자 무역협정을 체결하자며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국 간 막후의 무역 긴장으로 인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에 대해 일본이 분명한 태도를 취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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