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북한이 지난 2017년 미국 대학생 웜비어를 석방하면서 그에 대한 병원 치료비로 200만 달러를 요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북한은 혼수상태였던 웜비어를 돌려보내기 직전 미국 당국자가 웜비어를 돌봐준 치료비를 지불한다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오토 웜비어[사진=로이터 뉴스핌] |
당시 웜비어 석방을 위한 특사 자격으로 평양에 있던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전화로 이같은 요구를 전달했고,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됐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200만 달러를 지불하겠다는 서류에 서명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WP는 북한의 웜비어 치료비 청구서는 2017년 말까지 미 재무부에 보관돼 있었으며 실제로 지불이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이 대담한 전술로 잘 알려졌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는 엄청나게 뻔뻔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조셉 윤 전 특별대표는 CNN 방송에 출연 “나에게 주어진 임무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오토 (웜비어)를 다시 데리고 오는 것이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몸값을 지불하지 않고 인질들을 미국으로 데리고 왔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이로 인한 논란도 에상된다.
새라 샌더스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답변 요구에 대해 이메일로 “우리는 인질 협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그랬기 때문에 이 정부 들어 인질 협상이 성공적이었던 것”이라고 밝혔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웜비어의 가족은 웜비어의 죽음이 북한 당국의 고문 등에 의한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 법원은 북한 정부의 책임을 인정, 5억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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