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국 장비 부족...5G 망 구축 더뎌
화웨이 삼성전자 노키아 등 공급하나..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세계 최초 5세대이동통신(5G) 상용화 이후 통신 3사는 5G망 깔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5G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테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하며 힘을 보태고 있죠.
각 통신사별로 어느 지역까지 5G망이 깔렸는지도 관심입니다. 5G 시대의 포문이 이제 막 열린 상황에 5G망을 빠르고 촘촘하게 먼저 까는 통신사가 5G 시대의 주도권을 쥘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4일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이 낸 '이통3사별 5G 기지국 설치 현황'을 보면 4월 3일 기준으로 LG유플러스의 기지국이 설치된 곳은 수도권인 서울과 경기‧인천, 광주, 대전 등 전국 17시도 중 5곳에 불과했습니다.
부산과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영남권과 충북, 충남, 세종, 전북 전남, 강원, 제주 등에는 기지국이 1곳도 설치돼 있지 않았죠. SK텔레콤과 KT가 17개 시도 모두에 5G 기지국을 설치한 것과 비교됩니다.
물론 20여일 전의 현황이라 지금 기지국 현황과는 다소 차이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다른 통신사에 비해 지방 망을 까는 속도가 늦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죠.
◆ 기지국 장비 부족해 5G망 깔기 더뎌
LG유플러스가 지방에 5G 망을 까는 속도가 더딘 원인은 5G 기지국 장비 제조사의 제품 수급 문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습니다. 화웨이 장비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서비스 질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화웨이로부터 장비를 납품받아 수도권에 5G 망을 깔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않은 KT와 SK텔레콤은 수도권 지역에 삼성전자로부터 5G 장비를 납품받아 깔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자신들의 장비를 지방에 깔고 있는 LG유플러스 보단 수도권에 깔고 있는 KT와 SK텔레콤이 더 큰 고객이기 때문에 KT와 SK텔레콤에 우전적으로 장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LG유플러스는 후순위 공급으로 밀려나게 되죠.
여기에 노키아의 5G 장비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며 LG유플러스가 지방에 5G 망을 까는 속도는 늦어지게 됩니다. 참고로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 5G 장비를 호남 지역에 깔고 있고, 노키아 장비를 경상도 지역에 깔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3일 이후 하루에 200개 이상 씩 기지국 장비가 깔리고 있어 현재 기준으로 기지국 '제로(0)'인 지역은 없다"면서 "상용화 이후 20여일이 지나고 기지국 장비는 3000~4000개 정도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기정통부 역시 "일부 제조사의 기지국 장비도 이제 양산 체제를 갖추고 5월부터 원활하게 공급될 예정이고, 이것은 통신사의 5G 커버리지 확충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3일 전 세계에서 최초로 5G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했고, 이제 남은 과제는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의 말처럼 "최초를 최고로 만드는 일"입니다. 이에 5G 장비 제조사의 양산체제가 갖춰진 후 앞으로 통신3사가 5G 커버리지 확대 경쟁을 어떻게 이어나갈지는 당분간 통신업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