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본개표 결과, 위도도가 최대 11.4%포인트 앞서
압승은 아냐...야권 후보 프라보워 기대 이상 선전
위도도, 재선 시 개혁 박차 가할 듯
[자카르타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가 유력시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여섯 개의 민간 여론조사기관이 표본개표를 실시한 결과 위도도 대통령이 과반수가 넘는 득표율을 얻어, 야권 대선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를 5.5~11.5%포인트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자카르타 소재 여론조사기관 CSIS의 표본개표 결과로는 위도도 대통령이 55.7%의 득표율을 얻어 프라보워 후보의 44.3%를 11.4%포인트 앞섰다.
표본개표는 민간 여론조사기관들이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의 허가를 받아 지정된 투표소의 투표함을 실제로 개봉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정확성과 신뢰도가 상당히 높다.
정치 애널리스트 케빈 오루어크는 로이터 통신에 “위도도 대통령이 심리적 압승이라 할 만한 60%의 득표율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반면 프라보워 후보는 예상보다 선전해 2024년 대선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본격적인 개혁에 착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위도도 대통령은 도로와 전력시설, 항만 등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구축해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코위’로 알려진 위도도 대통령은 중부 자바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가구를 만들던 기술자로 정치 및 군부 엘리트 출신이 아닌 인물로는 처음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지난 2014년 대선 당시 기존 엘리트 집단에 염증을 느끼던 유권자들이 서민 이미지의 위도도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다.
당시 대선에서도 군 장성 출신으로 재무장관을 지낸 명문가 출신 엘리트 정치인인 프라보워 후보와 맞붙었다. 프라보워는 1998년 축출된 장기 독재자 수하르토의 사위이기도 하다.
2014년 대선에서는 위도도 대통령이 프라보워를 6%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수하르토 정권 실각 후 2004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후 네 번째로 치러진 이번 대선은 인도네시아 민주주의 회복탄력성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번에는 대선뿐 아니라 상·하원 의원 711명을 뽑는 총선 및 500여개 지방의회 의원 1만9817명을 뽑는 지방선거와 함께 열려, 5000km가 넘는 전국에서 사고 없이 투표를 치러야 하는 전략적 과제도 넘어야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경제 사안이 전면으로 다뤄졌으나 무슬림 과격단체들의 부상하는 세력도 쟁점화됐다.
하지만 프라보워 후보를 지지하는 무슬림 과격단체 이슬람수호전선(FPI)의 텃밭인 자카르타 지역에서 위도도 대통령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개표 결과는 내달 발표될 예정이지만,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후보 측이 헌법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대통령 당선인 확정 시점이 더욱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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