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계 양당 중진, 16일 저녁 비공개 회동
제3지대론 힘 실려…구체적 논의는 ‘아직’
박주선 “손학규도 창당에 원칙적 동의”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호남계 중진 의원들이 16일 비공개 회동을 가지면서 이른바 ‘제3지대론’ 군불을 지폈다.
바른미래당과 평화당 의원들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찬을 가졌다. 바른미래당에선 박주선 의원이, 평화당에선 정동영 대표를 비롯해 장병완 원내대표, 박지원·유성엽·조배숙 의원, 권노갑·정대철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호남을 지역구로 둔 양당 의원들은 그간 꾸준한 물밑 접촉으로 제3지대론 공감대를 형성해왔으나 실제 논의에 큰 진전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정 대표가 ‘당 대 당’ 통합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이날 회동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모멘텀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역시 제3지대 정당의 창당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선 의원은 17일 MBC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점에 있어 손 대표도 원칙론적으로 동의한다”고 전했다. 그는 ‘손 대표가 약속한 지지율 10%에 추석 전 합당이 전제돼 있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해 추석 전 합당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또 “당 대 당 통합을 하면서 제3지대에서 새로운 인물을 발굴·영입하고, 민주당이나 또 다른 정당에서도 중도 3정당의 역할이 절대 필요하고 거기에 함께 하겠다는 분들이 있으면 얼마든지 수용하고 영입을 받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도 구체적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바른미래당 측에선 박주선·김동철 의원 2명이 참석하기로 했으나 김 의원은 개인 일정으로 불참했고 박 의원도 일찍 자리를 떠났다. 박 의원은 정 대표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배숙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회동 장소를) 언론이 어떻게 알고 몰려오니 박 의원이 부담을 느끼고 나갔다. 새로운 얘기를 못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억측이 무성할 것 같고 괜한 오해 속에 불편한 가짜 뉴스가 나올 수 있어 먼저 자리를 떴다”고 설명했다.
논의는 바른미래당 의원총회 이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오는 18일 의원총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한 선거법 개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패스트트랙 추진을 강행키로 결정될 경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평화당과의 통합 논의에도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성엽 의원은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패스트트랙과 관련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 의총 결과에 따른 충격파 크기에 따라 논의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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