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에너지

속보

더보기

[르포] SK E&S LNG선, 63빌딩 보다 25m 길어

기사입력 : 2019년04월17일 16:54

최종수정 : 2019년04월17일 16:54

LNG수송선 두 척 인도...민간기업 최초 'LNG 밸류체인' 완성
내년 상반기부터 20년간 美 셰일가스 도입...도입선 다변화

[울산=뉴스핌] 유수진 기자 = 63빌딩(274m)을 눕혀놓은 것보다도 25m 가량 더 길었다. 길이 299m에 폭 48m, 높이 50m여서 한 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 배에 오르기 위해 63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다섯 개의 층을 거쳐 운항실이 있는 브릿지에 오르자 현대중공업 조선소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총 4대의 탱크가 설치돼 있다. 이 배에 실을 수 있는 LNG의 양은 약 7만5000톤이다. 이는 전국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LNG 양과 맞먹는다.

SK E&S는 이달 말 인도 예정인 국내 최대 규모의 LNG수송선을 17일 울산 동구 방어동 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공개했다. 

박형일 SK E&S LNG사업부문장은 "SK E&S가 LNG수송선을 보유하며 민간기업 최초로 LNG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됐다"며 "미국에서 직접 LNG를 운송하면 경제성이 높아지고 불공정 계약관행도 해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박 부문장의 밝은 표정과 당당한 목소리에서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LNG수송선을 보유하게 됐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SK E&S는 LNG수송선 두 척을 지난 2016년 5월 현대중공업에 발주했다.

시운전 중인 SK E&S의 LNG수송선. [사진=SK E&S]

이번에 건조 완료된 선박은 '프리즘 어질리티(Prism Agility)'호와 '프리즘 브릴리언스(Prism Brilliance)'호 등 두 척이다. 오는 26일 명명식 후 이달 말 본격적으로 바다에 나가게 된다. 이날 프리즘 브릴리언스호는 시운전 중이여서 1호선인 프리즘 어질리티호만 내부를 돌아봤다.

SK E&S 관계자는 "멤브레인형 선박은 같은 크기의 다른 선박보다 더 많은 LNG를 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또한 선체 특성상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해 운항 성능이 뛰어난 편"이라고 설명했다. LNG를 배에 싣거나 내릴 때 쓰는 구불구불한 배관도 눈에 띄었다.

특히 이 배는 선박 연료로 흔히 쓰이는 벙커C유 대신 LNG를 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으로 설계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강화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도 문제없이 전세계를 누빌 수 있다. LNG로 움직이는 LNG수송선인 셈이다.

또한 최신 화물창 기술을 적용해 LNG 기화율(손실율)을 일 기준 0.085%로 최소화했다는 특징도 있다. 기존 엔진 대비 약 10% 가량 연료 효율을 개선한 최신 엔진을 탑재했으며, 스마트쉽 솔루션을 적용해 육상에서도 운항상황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효율적인 선박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수송선까지 보유하면서 SK E&S는 민간기업 최초로 LNG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됐다. LNG 밸류체인이란 천연가스를 개발하고 운송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단계까지 공급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가스를 개발/생산하는 업스트림(Upstream)에서 가스를 액화하여 운송, 기화하는 미드스트림(Midstream), 발전소 등 최종 사용처에 공급하는 다운스트림(Downstream)으로 구성된다.

시운전 중인 SK E&S의 LNG수송선. [사진=SK E&S]

SK E&S는 이 선박들로 내년 상반기부터 향후 20년간 미국 프리포트(Freeport) LNG 액화터미널에서 보령 LNG터미널까지 매년 220만톤의 미국산 셰일가스를 들여올 예정이다. 배 두 척이 연간 6~7회 정도 해당 구간을 오고가면서 매년 100만톤(1척당 50만톤) 가량의 LNG를 실어나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번 왕복에 대략 50일 정도가 소요된다. 나머지 120만톤을 들여올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SK E&S는 자사의 선박을 띄워 미국산 셰일가스를 들여오게 되면서 도착지 제한규정 등 불공정 약관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LNG 주 수입선인 중동과 동남아 국가들은 판매자가 아예 운송까지 맡는 경우가 많아 운송 일정을 조절하거나 도착지를 변경할 수 없었다.

박 부문장은 "그동안 LNG시장은 판매자가 주도하며 운송까지 했기 때문에 구매자가 도착지를 바꾸거나 스케줄을 변경하는 등 컨트롤을 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이제 직접 배를 보유하게 되면서 경제적으로 우리 입장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산 셰일가스를 도입하며 중동과 동남아에 편중됐던 천연가스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미국산 LNG는 유가에 연동되지 않아 고유가에도 가격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 부문장은 "LNG 수입을 어떤 한 지역이나 국가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에너지 도입선 다변화와 안정화는 계속해서 추구해야 될 이슈"라고 강조했다.

SK E&S는 미국이 세계 최대 셰일가스 생산국으로 떠오를 거란 판단 하에 지난 2013년부터 미국 가스전 및 액화플랜트 등 LNG 사업에 선도적으로 투자해왔다. 실제로 미국산 LNG 수출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며,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산 LNG를 총 475만톤 들여왔으며, 그 중 SK E&S가 38만톤을 수입했다.

uss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LG CNS 상장 첫날 '9%' 하락 왜?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올해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LG CNS가 상장 첫 날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차익실현 물량이 속출하며 주가는 공모가 대비 10% 가까이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지나치게 높았던 공모가와 구주매출 비중이 첫날 흥행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상장 첫 날인 만큼 당분간 주가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현신균 LG CNS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RX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LG CNS(LG씨엔에스) 상장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2.05 mironj19@newspim.com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CNS는 공모가(6만1900원) 대비 9.85% 하락한 5만5800원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도 공모가 기준 6조원에서 5조4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LG CNS는 IPO 시장에서의 높은 기대감 속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도 21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다만 주가는 개장 직후 급락하기 시작해 장중 11.31%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성적 부진의 이유는 가격이 공모주 최상단으로 정해졌던 점, 구주매출 비중이 높았던 점 등이 거론된다. 증시에서 딥시크 여파로 AI 관련주가 부진했던 점도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에게 상장 자금이 돌아가기 때문에 회사에 신규 자금 유입이 없다. 이 비중이 클수록 상장효과가 낮아진다. 이번 LG  CNS의 구주 매출은 맥쿼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 크리스탈코리아가 보유한 물량으로, 상장 자금을 맥쿼리자산운용이 갖게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의 흐름을 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LG CNS의 경우도 구주 매출과 상장 직후 기존 주주들이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 존재했던 점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특히 상장 당일에는 차익 실현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매도세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모주 최상단으로 가격이 정해졌던 부분과 구주 매출 비중이 높았던 점이 첫 날 단기 차익 실현 물량으로 발현됐다"면서 "삼성SDS 대비 AI쪽 매출의 비중이 큰 편인데, 최근 딥시크 쇼크 등으로 AI 관련주가 하방 압력을 받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LG CNS의 사업모델이 미래에 성장할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내다보는 투자자들이 장기투자보다는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어로 꼽히는 공모주인 만큼 주가가 약세를 이어갈 경우, 부진했던 IPO 시장이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분간 주가는 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자들이 하루 이틀 정도 더 지켜보는 경우가 많지만, 단기간에 매도 가능한 물량이 모두 해소되기는 어려운 만큼, 일정 기간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LG CNS의 비즈니스 모델과 그룹 내 역할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oneway@newspim.com 2025-02-05 16:32
사진
中 딥시크, 토종 천재 139명의 반란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산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충격파는 가히 전면적이다. 기적에 가까워서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탁월한 가성비는 차치하더라도, 순수 국내파 인재만으로 일군 역작이라는 점에서 미국 바깥 나라들, 특히 AI 후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연, 중국의 AI 인재 양성 비책을 둘러싼 세간의 관심도 급증했다. 그들은 우리와 무엇이 달랐을까. 3편에 걸쳐 그 답을 찾아볼 생각이다.  중국의 AI 벤처기업 딥시크가 공개한 추론형 대형 AI 모델 '딥시크 R1'의 개발진은 해외 유학파가 아닌 중국 로컬 엔지니어들로만 구성돼 있다. 딥시크의 의미는 중국 인재들이 글로벌 AI의 중심부로 본격 진입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더 심대할 수 있다.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 더 강력해진 제2, 제3의 딥시크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딥시크의 설립자는 1985년생인 량원펑(梁文鋒)이다. 광둥(廣東)성 잔장(湛江)시에서 태어난 량원펑은 중학교때 고등학교 수학과정까지 모두 독학한 수학천재였다. 전교 1등을 이어가던 그는 저장성 항저우에 위치한 저장대학 전자공학과에 진학해,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량원펑은 2008년 머신러닝을 활용한 정량화 자동 주식 매매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2013년에 대학 동창과 함께 투자업체를 차렸다. 2016년에는 환팡커지(幻方科技, 하이플라이어)라는 이름의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이 펀드는 AI를 활용한 투자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2021년 환팡커지의 자산관리 규모는 1000억위안(20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사진=바이두 캡처] ◆"유학파 아닌 현지 인재로 성공해 보이겠다" 량원펑은 2023년 7월 딥시크를 설립해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량원펑은 환팡커지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국내 AI 인재들을 개발자로 모집했다. 량원펑은 유학파는 배제하고 중국 현지 인재들로만 개발진을 꾸렸다. 본인 스스로가 토종 인재였던 만큼, 유학파가 아닌 현지 인재만으로도 성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었다. 그는 '상위 1%의 천재들만 모아서 99%의 기업이 할 수 없는 일에 도전한다'는 모토로 성적 우수자들과 각종 대회 우승자들만을 채용했다. 이렇게 딥시크는 139명의 진용을 꾸렸다. 이 중에는 'AI 천재소녀'로 불리는 1995년생 뤄푸리(羅福莉)도 있고, 베이징대 물리학과를 졸업해 혁신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가오화쭤(高華佐)도 있다. ◆"중국은 혁신 기여자가 되어야" 그리고 딥시크는 지난해 12월 생성형 AI 대형 모델인 딥시크 V3를 출시했고, 지난달 20일 추론형 대형 모델인 딥시크 R1을 출시하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의 천재 139명이 전세계를 상대로 파격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다. 량원펑은 "실리콘밸리가 딥시크에 놀라워하는 것은 중국 기업이 '혁신 추격자'가 아닌 '혁신 공헌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게임에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중국도 무임승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기여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뤄푸리 딥시크 연구원 [사진=바이두 캡처] ◆중국의 이공계 중시 사회 풍조 딥시크의 성공 이면에는 전사회적으로 이공계를 중시하는 중국의 풍조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재들이 의대와 법대에 진학한다면, 중국의 학생들은 공대에 진학한다. 현실적으로도 중국에서 공대 출신들의 급여는 최상위권에 속한다. 레이쥔(雷軍) 샤오미(小米) 회장은 지난해 12월 딥시크의 연구원인 1995년생 'AI 천재소녀' 뤄푸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연봉 1000만위안(2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연봉 스카우트 소식은 중국의 관련 업계에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또한 이 같은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1978년 개혁개방 이후부터 현재까지 변함없이 이공계 중시 정책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점이 깔려있다. 이에 더해 미국의 대중국 첨단기술 제재로 인해 중국의 이공대 우대 정책은 더욱 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딥시크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중국 AI 인재들이 본격적으로 세계 중심부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는 곧 중국의 교육이 성과를 낸 것이며, 중국의 50년 과학기술 인재 육성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AI 벤처기업인 딥시크의 홈페이지 화면 ys1744@newspim.com 2025-02-05 15:3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