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TV·MBN 등 뉴스서 잇단 이미지·자막 실수
실수 잦던 지상파 '크로스체크' 도입…사전시사까지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최근 벌어진 연이은 뉴스 방송사고로 일부 뉴스채널이 신뢰도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3일과 10일, 연합뉴스TV가 며칠 사이 연달아 이미지 사용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MBN 뉴스에서도 김정숙 여사의 이름을 잘못 표기하는 실수를 했다. 뉴스 특성상 CG나 이미지 사용에서 온 작은 실수도 큰 사건으로 번지기 십상이다.
이와 대비돼 지상파 뉴스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줄면서 신뢰도가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몇 년 전 여러 차례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이미지를 실수로 사용해 문제가 됐던 SBS나 MBC에서도 '게이트 키핑' 시스템을 개선, 점검하면서 최근 뉴스 신뢰도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뉴스워치 방송화면] |
◆ 연합뉴스TV와 MBN의 실수, 여전한 '게이트 키핑' 부재 논란
연합뉴스TV는 지난 10일 오후 5시39분 뉴스 프로그램 '뉴스워치2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 길에 나선 소식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과 함께 태극기가 아닌 북한 인공기 이미지를 삽입했다.
연합뉴스TV의 이미지 사용 실수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일 재벌 3세들의 마약 투약 논란 보도에서도 극우 성향 커뮤니티 '일베'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측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를 배경으로 사용해 비난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시청자들은 격하게 항의했고 연합뉴스 정부구독료를 폐지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이 청원은 약 11일 만에 정부의 답변 요건인 20만 명의 서명을 돌파했다. 해당 방송사고 책임을 물어 보도국장과 뉴스총괄부장이 보직 해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MBN 백운기의 뉴스와이드 방송 화면] |
비슷한 시기, 비슷한 사건이 MBN에서도 일어났다. 지난 11일 '백운기의 뉴스와이드'에서는 한미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며 한 뉴스화면에서 김정숙 여사 이름을 '김정은 여사'로 적은 자료화면이 사용됐다. 이후 MBN 측은 "어제(4월 11일) 'MBN 뉴스와이드' 시간에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영부인 김정숙 여사의 이름을 잘못 기재한 참고 화면이 방송됐다"며 "시청자 여러분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 과거 반복됐던 뉴스 이미지 논란, 지상파 뉴스는 어떻게
SBS에서는 지난해부터 뉴스 개편을 통해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면서 지난 2017년 반복됐던 논란을 타개했다. 지난 2017년 SBS 뉴스에서는 무려 10차례나 일베 이미지가 등장하며 논란이 됐다. 당시 SBS에서는 훼손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3단계 크로스체크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노력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SBS 금혜성 차장은 "그 이후로 사내 시스템적으로 저작권 검수를 철저히 하고 있다. 1~3단계 체크를 거치고, 자료를 쓰는 데 있어서는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보도국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사진=SBS 8뉴스, MBC 뉴스데스크] |
특히 이미지 사용과 관련된 이슈는 끊임없는 논란거리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는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아 사용한 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은 그런 방법으로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검증된 이미지만 사내 DB에 등록해 이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점검했다"면서 "관련 부서 본부장도 굉장히 세심하게 신경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 측에서도 과거 뉴스와 예능 등에서 여러 차례 이미지 사용으로 문제가 된 바 있다. 이미지나 CG 논란은 해당 부서의 외주화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이와 관련해 MBC 관계자는 "MBC에서는 전부 사내 인력이 CG를 소화하고 있다. 이미지는 저작권 문제도 있기 때문에 검색시 나오는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특히 단순 실수가 '게이트 키핑' 부재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의 경우 더욱 신경을 쓴다고. MBC 관계자는 "가장 일반적인 리포트 영상의 경우 일단 편집 뒤에 취재기자, 영상편집부장의 시사를 거치고 민감하거나 사회적 논란이 있는 부분은 국장, 에디터 등 모두 모여 사전시사를 하기도 한다"고 보도국 측 입장을 설명했다.
이어 "가장 최근에는 세월호 5주기 뉴스 전 편집회의에서 참사 당시 세월호가 뒤집혀 있는 영상, 구조 장면 등이 가족들에게 트라우마를 줄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 있어 가급적 쓰지 말자는 공지가 내려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