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다쳤다. 투구 중 갑자기 다리가 아프다는 사인을 보내더니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경기 후 류현진은 “다음 경기엔 나올 수 있다”고 했지만 구단은 좀 더 신중했다.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류현진의 부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류현진은 왼쪽 내전근 부상이다. 사타구니 근육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5월에도 같은 곳을 다쳐 전반기 내내 등판하지 못했던 적이 있다. 2016년에도 내전근을 다친 적이 있다. 벌써 세 번째 부상인 셈이다.
LA 다저스의 류현진.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류현진의 상태를 설명하는 김현철 박사. [사진= 하남 유나이티드 병원] |
투구하는 모습을 보면 류현진은 거구이면서도 고무공처럼 통통 튀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유연성을 바탕으로 몸을 강력하게 회전시키며 공에 힘을 싣는다. 유현진의 투구가 강력한 비결이다. 이런 힘을 떠받치는 근육이 내전근이다. 내전근이 떠받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힘이 가해지면 부상을 입는다. 젊을 땐 너끈하게 힘을 떠받치던 내전근도 나이가 들면 좀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류현진에게는 내전근과 내전근을 도와줄 수 있는 근육을 강화해야만 롱런할 수 있다.
내전근 강화와 더불어 중요한 요소가 있다. 체중이다. 류현진의 체중은 100kg을 넘는다. 체중은 양날의 검이다. 무거운 체중에서 나오는 묵직한 투구가 류현진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체중을 줄이면서도 파워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아마도 현대 사회에 만병통치약이 있다면 그것은 다이어트일 것이다. 고혈압, 당뇨는 체중만 줄이면 눈에 띄게 호전된다. 발목 관절 부상의 경우 체중을 3kg만 줄이면 발목에 걸리는 무게는 27kg이나 줄어들게 된다. 근육 부상도 체중이 중요한 요소다. 류현진은 유연성이 좋고, 스피드가 빠른 선수라 체중을 조금만 줄여도 근육에 실리는 부담을 크게 덜 수있다.
물론 체중 관리는 결코 쉽지 않다.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 감독은 체중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선수를 극도로 미워했다. 한 선수는 아침 뷔페 때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을 들켜 엔테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정작 그랬던 히딩크 감독 본인도 과체중으로 수술한 무릎이 계속 아파 한동안 목발을 짚고 다녀야만 했다. / 하남 유나이티드 김현철 병원장
히딩크 감독의 요청으로 선발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 제1호 상임 주치의.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을 동행했다. 지금은 하남 유나이티드병원을 ‘아시아 스포츠 재활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한 도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