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 대표발의
이정미 대표 "선배 동료들 동참해달라"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정의당이 20대 국회에서 ‘낙태죄 폐지’ 1호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11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처벌 조항에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린 지 나흘 만이다.
정의당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법상 낙태죄를 폐지하고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전향적으로 확대하는 법률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대표발의한 낙태죄 폐지 법안은 형법·모자보건법 일부 개정안이다.
형법개정안은 낙태를 일괄적으로 금지·처벌하는 형법 269조와 270조를 폐기하는 내용이 골자다. 기존 형법은 약물 등을 이용해 인공임신중절을 한 여성과 이를 도운 일반인·의료인 등에게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게 했다.
낙태를 허용하는 예외기준이 담겼던 모자보건법은 개정안을 통해 임신중절수술 가능 조건을 확대할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임신 14주 이내엔 조건 없는 낙태가 가능하고, 22주 이내에는 사회·경제적 이유가 임신중절 사유로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임신 22주가 초과한 경우엔 임신 기간 지속 또는 출산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여성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거나 해칠 우려가 있을 경우에 한해 낙태 수술이 가능하게 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4.11 yooksa@newspim.com |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개정안을 발의하며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자신이 처한 신체적·심리적·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다’라는 판결문의 핵심취지를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모자보건법의 경우 헌재 결정의 취지대로 임신 중기인 22주까지는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하고자 했다”며 “이를 위해 기존 사유 외에 ‘사회경제적 사유’를 포함시켜 실질적 자기 결정권을 보장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모자보건법상의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인 내용 또한 변경하고자 한다”며 “기존에는 배우자의 동의가 있어야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했지만 이는 여성을 독립적 존재로 보지 않는 낡은 사고의 산물이므로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이나 위력에 의한 간음 등 다른 성폭력 범죄로 인한 임신은 임신중절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미비점이 있었다”며 “‘성폭력범죄 행위로 인하여 임신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 임신중절이 가능하도록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낙태죄 폐지 법안 통과를 위해 동료 의원들을 향해서도 말을 이었다.
그는 “낙태죄는 그간 우리 사회가 여성을 아이 낳는 도구이자 자기 결정을 할 수 없는 존재로 취급해 왔음을 보여주는 거울이었다. 이제 국회가 여성의 진정한 시민권 쟁취를 위해 이 독립선언을 완성할 때이다”라며 선배 동료 의원들의 동참을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4.11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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