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르툼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수습기자 = 30년간 집권해온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을 축출시키는데 성공한 수단 시위대가 군부에 문민정부로 즉각 권력을 이양할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대는 바시르 대통령을 몰아냈지만 문민정부 수립을 위해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대 4000여명의 시민들이 지난 6일 시위가 시작된 이후 계속해서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하르툼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 = 12일(현지시간)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시위대가 군부에 문민정부 설치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9.4.12. |
주요 시위집단인 '수단직업협회(SPA)'는 군대가 보호하는 과도국가위원회 수립을 요구했으며 혁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모든 형태의 평화적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PA는 이와함께 바시르 대통령의 가까운 친척들을 추방시키고 수단 국가정보·안보원 주요 장관들을 체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현재 군부에 의해 구금중인 바시르 대통령의 체포도 요구 중이다.
군부는 바시르 대통령을 몰아낸 이후 과도군사위원회를 꾸려 정권을 맡아왔다. 군부는 초대 과도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아와드 이븐 아우프 국방장관의 사퇴를 발표했으며 후임으로는 압델 파타 알 부르한 중장을 지목했다.
13일에는 국가정보·안보원 수장 살라 압달라 무함마드 살레(일명 살레 고시)가 사퇴했다. 그는 바르시 대통령의 철권통치에서 '행동대장' 역할을 했다.
샴스 엘 딘 카바시 과도군사위원회 대변인은 수단 수도인 하르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군부가 새로운 문민정부를 수립하는데 있어 시위 및 야권 세력과의 협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바시 대변인은 "총리나 정부에 관한 일은 공은 이제 정치권으로 넘어갔다"고 말하며 "정치권이 오늘 어떤 것이라도 승인한다면 우리는 이행할 준비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과도군사위원회의 오마르 자인 알 아비든 중장은 일주일 후 야당이 그들의 제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바시 대변인은 또한 여당의 자산을 인수하기 위한 위원회가 구성될 것이며 국가정보·안보원 출신인 주미 수단 대사와 전 외무장관인 주스위스 대사가 해임됐다고 말했다.
부르한 과도군사위원회 위원장은 군부가 주요 야당인사들과 SPA로 구성된 '자유와 변화를 위한 세력'을 회담에 초청했다고 전했으나 SPA와 주요 야당들은 그들이 회담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SPA 대변인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회담에 초대받지 않았고 군부에 정부 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 회담에는 바시르 정당의 주축인 정치인들과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고 알려졌으며 이들에 대한 세부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수단에서는 지난해 12월 중순 정부의 빵값 인상에 항의하는 집회가 벌어진 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4개월 동안 이어졌다. 2011년 남수단 독립 이후 석유매장지역의 상당 부분을 잃은 수단은 지속적인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 가운데 정부의 빵값 인상 발표는 그동안 누적된 불만이 폭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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