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 일환…16일 스위스로 이관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은 최근 스위스 리트베르크박물관가 소장한 조선 후기 불화 '추파당대사 진영'의 보존 처리를 완료했다고 12일 밝혔다.
'추파당대사 진영' 보존 처리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의 일환이다. 보존 처리는 2018년 5월부터 이달까지 약 2년에 걸쳐 진행됐으며, 오는 16일 스위스로 이관할 예정이다.
<추파당대사 진영> 보존처리 후, 앞면 조선 19세기, 151.2x90.5cm(세로x가로), <추파당대사 진영> 보존처리 전, 앞면 조선 19세기, 110.6x75.8cm, 비단에 색 리트베르크박물관 소장(오른쪽) [사진=국립중앙박물관] |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리트베르크박물관은 1952년 개관했다. '추파당대사 진영'은 리트베르크박물관이 보유한 유일한 한국 불화로 상설 전시실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 활용을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 보존 처리를 요청했다. 보존 처리를 마친 '추파당대사 진영'은 리트베르크박물관 상설전시에 활용될 예정이다.
'추파당대사 진영'은 편화 형태로 보관돼 그동안 리트베르크박물관에서 전시로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이유로 리트베르크박물관은 한국 전통 불화의 장황 형식으로 보존 처리를 요청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는 보존처리를 위해 X선 촬영, 적외선 분석 등 사전 조사를 실시해 회화의 손상 정도와 과거 보존처리 흔적 등을 확인했다. 보존처리 전 화면의 앞면에는 물에 노출돼 생긴 얼룩이 화면 전체에 번져 있었다. 표면에 흰 곰팡이가 생성됐을 정도로 손상이 심각했다.
리트베르크박물관 전경 [사진=국립중앙박물관] |
보존 처리 과정에서 화면의 곰팡이와 얼룩을 제거하면서 화면의 결손된 부분은 유사한 조직의 비단을 사용해 보강했다. 또 화면 뒷면에 부착돼있던 딱딱하게 굳은 접착제와 종이의 흔적 역시 제거했다. 불화의 형태는 기존의 편화에서 족자 장황으로 바뀌었으며 족자의 회장 부분은 안료를 채색해 전통적인 불화 형식을 갖추도록 했다.
'추파당대사 진영'은 조선 후기인 19세기에 그린 작품이다. 사찰의 진영은 주로 입적한 승려를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그렸으며 영탱(影幀)이라고도 한다. 추파당대사 진영은 추파당이란 법호를 가진 실제 승려를 그렸음에도 문헌 기록이 없어 누구인지 확인하기는 어렵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스위스 리트베르크박물관 소장 '추파당대사 진영'의 보존처리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해외 박물관이 소장하는 한국 불화를 전통 양식에 맞춰 보존 처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립중앙박물관은 보존 처리 외에도 전시실 환경개선, 도록 출판, 교육프로그램, 한국문화재 온라인정보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외국 한국실 지원 사업을 펼쳐 외국에 소재한 우리 문화재를 온전하게 보존하고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