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정의용·김현종 출격…美 폼페이오·볼턴·해리스
비핵화 세부범위와 조기수확, 대북제재 등 논의 예상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부터 24시간 워싱턴에 머무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핵화 담판에 돌입한다. 문대통령 내외는 우리 시간으로 12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 단독 정상회담을 갖는다.
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수행단으로 청와대와 외교부의 대미·북핵 라인이 총출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상회담은 2시간 정도 진행되나 일정 가운데 고위·실무급 채널을 최대한 함께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청와대페이스북].2019.04.11. |
◆ 대미 외교라인 총출동…24시간 전방위 외교전
우리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조윤제 주미대사를 비롯해 실무급으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태진 외교부 북미국장이 워싱턴에 함께 왔다.
양 정상 간 단독 회담 뒤에는 강경화 장관과 정의용 실장, 조윤제 주미대사가 배석한 소규모 회담이 예정돼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 보좌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참석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 머무르는 24시간 동안 수행단은 정해진 회담 시간 외에도 최대한 많은 미국 측 인사들을 접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안보실에서 대미 외교와 비핵화 업무를 맡고 있는 김현종 2차장은 앞서 한미정상회담 일정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미국에서 찰스 쿠퍼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만난 바 있다.
김현종 2차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안보실 2차장 소속 구성원들과 함께 미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성원들은 수행 명단에는 들어있지 않으나 김현종 2차장과 함께 다양한 층위에서 미국 측 인사와 접촉, 전방위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실무급에서도 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본부장이 지난 9일 앞서 미국으로 출발해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준비에 돌입했다.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좡관도 대이란 제재예외 연장을 위한 2차협의를 위해 지난 8일 먼저 미국으로 갔다.
워싱턴 도착 문 대통령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 환영 인사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청와대페이스북].2019.04.11. |
◆ 핵심 쟁점은…비핵화 · 조기수확 · 대북제재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는 비핵화의 범위와 과정, 조기수확, 대북제재 등 폭 넓은 주제에 대해 한미간 입장차를 좁히기 위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미국 정가에서도 비핵화 협상에 대한 변화된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어떤 제재도 해제돼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물음에 "그 부분에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고 대답했다.
한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빅딜(big deal·일괄타결)'과 한국의 '굿이너프딜(good enough deal·충분히 괜찮은 합의)' 간 간극을 줄이고, 빠른 시일 내 성과로 얻을 수 있는 '조기 수확'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현 시점에서 북미 협상을 추동하기 위해 비핵화 진전에 필요한 한두 번의 '조기 수확'을 끌어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4일 조기수확의 한 예시로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사·감찰을 북측이 받아들이면 긍정적인 첫걸음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큰 틀에서는 한미가 차이가 없다"면서 "미국이 대량살상무기(WMD)와 생화학무기까지 비핵화에 포함시키고 있고 영변과 함께 핵물질 생산시설을 하나 더 요구하고 있는데 그것을 북한이 수용할까 등에 대해 디테일한 몇가지가 합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한미가 따로 대외 메세지를 발표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대신 협상 결과를 북측에 특사 형태로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