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수습기자 =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에서 11일(현지시간)부터 6주에 걸친 총선이 시작된다. 이번 총선에서 5년전 모디 열풍을 불어왔던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재선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 최대 민주주의 축제
인도 총선은 11일에 시작해 7주에 걸쳐 5월19일까지 총 7번 투표를 진행한 후 결과는 5월23일에 발표된다. 지역별로 나눠져 선거가 진행되며 이번 선거를 통해 총 534개 선거구 하원의원을 선출한다. 일부 주는 며칠에 나눠 진행하기도 한다. 첫번째 투표일인 11일 인도 하원 의원의 6분의 1인 91석을 두고 20개주에서 선거가 이뤄지고 있다.
약 9억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보안에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연방 보안 인력이 전국으로 이동했다. 이는 인도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민주주의 국가 5곳의 유권자 수를 합친 것보다 크다.
또한 유권자들은 중복 투표를 막기 위해 투표시 손가락에는 약 한달간 지워지지 않는 특수잉크를 묻힌다.
2억6600만명으로 추산되는 문맹 인구를 배려해 후보 이름 옆에 당을 상징하는 그림이 함께 인쇄됐다.
9억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선거' 인도 총선이 11일(현지시각) 시작된 가운데, 마주리에서 투표를 하고 나온 한 인도 여성이 손가락에 묻은 잉크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19.04.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암소벨트·서벵골 지역서 시작
첫번째 투표가 이뤄지는 지역은 이른바 '암소벨트(Cow belt)'라고 불리는 북인도 지역 일부이다. 지난 2014년 총선에서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은 이 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암소벨트인 구자라트주와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이번에는 표가 분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암소벨트는 인도 지역 중에서도 카스트 문화가 엄격한 곳으로 발전이 뒤쳐져 있다.
서벵골 주에서는 뜨리나물회의당(TMC)과 인도공산당(CPI(M))이 지역정당으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그러나 BJP가 이번 총선에서 주의회 의석을 늘릴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서벵갈 소재 BJP 선거캠프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어느 쪽도 이 선거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1일 투표를 한 라주 사카르씨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TMC에 신물이 난다"며 "아무런 계획도 공약도 없다. 반면 BJP는 많은 공약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 지역정당들은 선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정당들은 BJP가 본인의 지역에서 성장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이념적 차이와 관계없이 정당간 연합을 형성하고 있다.
◆안보 이슈 쟁점 '반짝'...재선에 영향 줄까
전국을 도는 선거 랠리에서 모디 총리를 포함한 BJP 후보들은 정부의 파키스탄 자살테러에 대한 대응을 언급하며 이를 선거운동에 적극 활용했다. 또한 인도군이 보복조치로 행한 파키스탄 발라콧 공습에 의문을 제기한 야당 인사들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모디 총리는 지난 9일 마하슈트라 연설 중 첫번째 선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발라콧 공습을 수행한 용감한 군인들과 테러로 사망한 용기있는 경찰들"을 위해 표를 행사할 것을 권유했다.
최근 카슈미르주에서 일어난 인도와 파키스탄 무력 충돌은 모디 총리 지지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파키스탄 무장 단체의 자살폭탄테러로 인도 경찰 4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이에 인도는 배후에 파키스탄이 있다고 주장하며 파키스탄 발라콧에 인도군이 폭탄을 투하했고 이후 양국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인도 IANS통신과 씨보터(C-Voter)가 3월 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모디 정부에 대한 순수 지지율이 6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1일 조사 결과인 32%와 비교하면 두 달 만에 두 배가량 증가한 셈으로 역대 최고 수치라고 IANS통신은 전했다.
가디언은 모디 총리가 카슈미르 사태가 터지면서 취약했던 경제 문제를 잠깐 회피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약으로 내걸었던 일자리 창출과 농가 소득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야권과 일부 여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일자리 없는 경제성장 문제를 겪어온 인도에서 경제 분야는 빠질 수 없는 투표 쟁점이다. 지난 8일 BJP는 매년 6000루피(약 9만8600원)씩 지급하는 농가 지원 정책을 비롯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인프라 예산 투자를 선거 공약을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BJP 선거캠프 관계자는 모디 총리가 파키스탄 공습 이후 허니문 기간을 즐기고 있지만 투표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줄 다른 중대한 이슈들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살테러 사건은 "오래된 이야기이고 사람들은 기억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8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가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인도국민당(BJP)의 총선 공약 발표를 마치고 연설을 하고 있다. 2019.04.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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