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으로 올해 급등세를 연출한 반도체주가 1분기 어닝시즌에서 두 자릿수의 마이너스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주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9일(현지시간) 이번 어닝시즌에서 반도체 회사들의 마이너스 실적 발표로 수주 내 주식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올해 반도체주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기술섹터는 지난 8일 최고치로 마감,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의 주가 폭락 이후 33% 올랐다. 미국 반도체 ETF 중 마켓 벡터즈 세미컨덕터 ETF(Market Vectors Semiconductor ETF, 종목코드: SMH)는 사상 최고치에서 약 3% 하락한 수준으로, 52주 최고가에 매우 근접해있다. 이 종목은 9일 1% 하락했으나 현재까지 약 28%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1분기 반도체 산업 순이익이 2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올해 내내 마이너스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레피니티브는 올해 1분기 미국 반도체 회사들의 순익이 16.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20.8%, 18.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장비업체도 1분기 36.4% 이익 감소를, 2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4분기에는 4% 감소로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PC와 스마트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전자제품 전반의 수요 감소로 일부 반도체 회사들이 더 낮은 수준의 실적 전망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올 하반기 반도체 기업 실적 개선 전망은 반도체주에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섹터 이익 전망치 축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반도체주는 큰 폭으로 올랐다"며 "미중 무역협상 전개 방향에 대한 기대와 하반기 반도체 산업 호전 전망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오펜하이머는 "단기 전망은 여전히 좋지 않고 2분기 실적 기대치도 낮다"며 선별적으로 주식을 보유할 것을 제안했다. 오펜하이머가 제시한 상위 종목은 브로드컴, 엔비디아, 마벨 테크놀로지, 모노리틱 파워시스템(MP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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