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루라이드 국내 출시에 따른 영향
2023년 생산량 5천대까지 줄 듯
[서울=뉴스핌] 전민준 기자 = 기아자동차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를 오는 2021년부터 전격 감산한다. 누적 재고를 조정하고 주력 차종을 준대형 SUV 위주로 바꾸기 위한 전략적 생산라인 조정이다. 기아차는 내후년 준대형 SUV 텔루라이드 국내 생산‧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광주공장은 2021년부터 모하비 생산량을 1000대 이상 줄여나갈 계획이다. 2020년 1만2000대 생산하던 것을 2021년 1만1000대, 2022년 1만대, 2023년엔 5000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이 같은 생산 계획을 최근 수립하고, 국내 부품업체들과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모하비 부분변경모델.[사진=기아자동차] |
기아차가 모하비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것은 텔루라이드의 국내 생산과 연관이 깊다. 기아차가 협력업체에 공유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기몰이를 시작한 텔루라이드의 경우 2022년부터 국내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2022년 첫 생산물량은 5만7000여대로 잡혔다. 현재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인기를 감안하면 다소 보수적인 수치다. 이를 두고 팰리세이드와 대형 SUV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예상해, 생산규모를 확정했단 분석이 나온다.
모하비는 대형SUV, 텔루라이드은 준대형 SUV로 분류하지만 텔루라이드가 전장, 전폭, 축거 모두 크다. 모하비와 텔루라이드 전장길이는 각각 5010mm, 4930㎜, 전폭은 각각 1990㎜, 1915㎜, 축거는 각각 2900㎜, 2895㎜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모하비 부분변경을 출시, 신차효과가 약해지는 오는 2021년경부터 생산량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텔루라이드는 북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만들어진 모델"이라며 "국내 출시에 대해 아직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도적으로 차량 생산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모하비 감산과 텔루라이드 출시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그 시기가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아차는 단체협약에 의거, 신 모델을 만들기 앞서 노조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 즉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만 텔루라이드를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 기존 모하비 생산라인에서 근무하던 인원을 재배치하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해 기아차가 실적 개선을 위해선 인기 모델 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노조가 텔루라이드 생산에 힘을 보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현대차 노사 역시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팰리세이드를 증산하기로 합의한 것도 비슷한 취지다.
기아차 관계자는 “모하비 판매량이 늘면 생산량을 줄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