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시내 곳곳 불길...연무 낀 듯 '자욱'
비닐하우스·나무 등 소규모 화재 대응에는 역부족
[고성=뉴스핌] 이학준 기자 =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속초 시내의 건물과 비닐하우스까지 태우며 자욱한 연기를 내뿜고 있다. 소방인력 1000여명이 투입돼 화재 진압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소규모 화재에는 전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5일 새벽 1시 30분 경 속초시청 주변 시내에는 작은 화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일부 건물과 비닐하우스는 불이 붙어 전소될 위기에 처해 있었고, 산 곳곳에도 잔불이 남아 있었다.
화재로 인한 연기 때문에 시내는 연무가 낀 듯했다. 불길이 보이지 않아도 화재가 일어났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주민들은 당시 거센 불길을 생생히 증언했다. 속초시청 근처에 거주하고 있다는 A씨는 "하늘 끝까지 불길이 치솟아 오를 정도였다"며 "바닷가 주변에 대피하고 있다가 너무 걱정돼 나와 봤다"고 말했다.
[고성=뉴스핌] 이학준 기자 = 지난 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 건물 앞까지 번졌다. 2019.04.05. hakjun@newspim.com |
불길이 건물 코앞까지 번지자 '펑' 소리가 나기도 했다. 불길 바로 앞 건물에 거주하고 있다는 B씨는 "여기 앞이 우리 집"이라며 "진짜 미치겠다"고 울먹였다.
경찰 및 소방 인력들은 주요 불길을 진압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소방관들은 불길 경로 등을 예측하며 "저기 (경계선) 이후부터는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고함쳤다.
그러나 소규모인데다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화재에 모두 대응하지는 못하고 있다. 시내 곳곳에서 건물·비닐하우스·나무 등이 불에 타고 있었지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소방차를 찾아볼 수 없었다.
[고성=뉴스핌] 황선중 기자 = 지난 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속초 시내까지 번졌다. 2019.04.05. sunjay@newspim.com |
앞서 강원도동해안산불방지센터는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1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힌 바 있다. 사망자는 58세 남성으로 산불이 휩쓸고 간 고성군 토성면 도로에서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