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페인 전략대화서 우리 측에 설명
"범죄인 인도 요청은 없어"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스페인 정부가 4일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과 관련해 필요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스페인 전략대화에서 북한대사관에 대한 논의도 있었냐’는 질문에 “스페인 측은 주스페인 북한공관 침입자 사건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스페인 측은 또 내부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앞으로 필요할 경우에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마드리드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앞에 정차된 경찰 차량. 2019.02.28. |
김 대변인은 ‘스페인 측이 범죄인 인도에 대한 요청을 해왔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할 사항은 없다”며 “다시 말하지만 ‘앞으로 필요시 우리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이렇게 한 것으로 말하겠다”고만 말했다.
앞서 조현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스페인 외교차관과 제1차 한-스페인 전략대화를 했다.
이번 한-스페인 외교 당국자간 만남은 반(反) 북한단체로 평가되고 있는 자유조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 것이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2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북한대사관에 괴한 10명이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침입자들은 직원들을 결박하고 컴퓨터와 USB 등을 강탈했다.
스페인 고등법원은 멕시코 국적의 재미교포 2세인 에이드리언 홍 창과 한국 국적자인 이 람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를 기점으로 스페인 측이 범죄인 인도에 대한 협조 요청을 우리 측에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자유조선은 지난달 26일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자처하며 미국 연방수사국(FBI)와의 연계 사실을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달 31일 이번 사건은 엄중한 테러행위라며 스페인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다만 FBI 연계 등과 관련해서는 ‘각종 설(說)’이라고 표하며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한편 이날 한-스페인 전략대화를 두고서는 ‘의전 실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행사가 열린 양자회의실 의전용 태극기가 많이 구겨진 채, 멀쩡한 스페인 국기와는 상반된 모습으로 내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실수를 적시에 바로잡지 못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관련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