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무제한 프로모션후 요금제 추가 가능성"
LGU+ "프로모션 후도 지속 혜택 검토"
[서울=뉴스핌] 성상우 기자 = 5G 초기 가입자 선점을 위한 이통사들의 요금제 쟁탈전이 심화되고 있다. 경쟁사의 허를 찌르는 이통사들의 '파격 요금제' 공개가 잇따르면서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최저가는 5만8500원(선택약정할인 적용)까지 내려갔다.
지난 3일 SK텔레콤을 끝으로 이통3사의 요금제 공개가 일단락된 듯 보였으나, LG유플러스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추가 공개하면서 경쟁 불씨를 지폈다. 이에 이통사들은 3개월간 프로모션을 진행한 뒤 요금제 개선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5G 요금제를 사이에 둔 이통사들의 눈치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사진=각사] |
◆ 이통3사 5G 요금제 올 하반기 전면 개편 가능성↑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비롯한 5G 요금제 체계를 완비했다. SK텔레콤이 6만6750원(프로모션+선택약정할인 적용)에,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6만원(선택약정할인 적용)과 5만8500원(프로모션+선택약정할인 적용)에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한다.
다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정규 요금제가 아닌 프로모션을 통해 데이터 무제한을 제공하는 형태다. 프로모션 적용 기간은 오는 6월까지다. 이에 양사는 초기 가입자들의 데이터 이용행태를 분석한 뒤, 6월을 기점으로 요금제 재정립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프로모션 연장 △요금제 변경 △본래 요금제 시행 등 다양한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이와 관련 "8만9000원의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프로모션으로 3개월 한정 제공하기로 했지만, 프로모션을 더 길게 가던지 정규 요금제로 돌아가든지 등을 3개월 뒤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면서 "무제한 혜택이 3개월 프로모션만으로 끝난다고 말할 수 없다. 5G 커버리지 확대와 성숙도 등을 봐가면서 추가적인 요금제를 발표할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 KT '파격' 요금제 공개 이후 이통3사 '첩보전' 막전막후
가장 먼저 요금제를 확정지은 SK텔레콤의 요금제 라인업엔 '데이터 무제한' 구간이 없었다. 경쟁사와 달리 요금제 '인가'를 받아야하는 SK텔레콤이 지난달 29일 이통사 중 가장 먼저 과기정통부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이 당시 요금제 라인업은 △슬림(5만5000원, 8GB) △스탠다드(7만5000원, 150GB) △프라임(9만5000원, 200GB) △플래티넘(12만5000원, 300GB) 등 4구간으로, 데이터 무제한 구간은 포함되지 않았다.
SK텔레콤의 요금제 재인가안이 승인된 직후 LG유플러스와 KT도 같은 날 오후 차례로 자사 요금제를 신고했다. LG유플러스는 요금제 신고 직후인 29일 오후 4시께 △라이트(월 5만5000원, 9GB) △스탠다드(월 7만5000원, 150GB) △프리미엄(월 9만5000원, 250GB)으로 구성된 요금제를 공개했다. 여기에도 데이터 무제한 구간은 없었다. 업계의 예상대로였다. 1위 사업자의 요금제 정보가 물밑에서 사전 공유된 만큼, 이통 3사의 5G 요금제는 이를 기반으로 동일한 데이터 용량 및 가격 구간대에서 형성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었다.
이 예상은 지난 2일 KT가 파격적인 무제한 요금제를 전격 공개하면서 깨졌다. △슬림(5만5000원) △베이직(8만원) △스페셜(10만원) △프리미엄(13만원) 등 4개의 요금 구간 중 '베이직' 구간부터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선택약정할인을 받으면 6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동일한 요금 구간의 LTE 요금제보다 저렴하다. KT는 이 요금제로 5G 상용화 직전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무제한 요금제는 이날 오후 내부 조율을 통해 전격적으로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가받은 요금제 자체를 변경할 수는 없는 탓에 프로모션의 형태로 데이터 무제한 혜택을 8만원대 구간에서 한시적으로 제공하기로 한 것. 다음날인 3일로 예정된 요금제 공개를 몇 시간 앞두고 경쟁사에 초반 기싸움에서 밀리면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LG유플러스가 새로 공개한 요금제 [자료=LG유플러스] |
이에 SK텔레콤의 요금제 공개가 끝난 3일 오후 기준 LG유플러는 3사 중 유일하게 무제한 요금제를 갖추지 않은 이통사가 됐다. 3사 중 가장 먼저 요금제를 공개함으로써 치고나간다는 전략이었으나 결과적으로 패를 너무 일찍 공개해 허를 찔린 모양새가 된 것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날 저녁 프로모션의 형태로 무제한 요금제 '스페셜'을 즉각 추가했다. 뒤늦게 추가한 만큼 가격대는 가장 낮게 책정했다. 저가 경쟁으로 치달은 5G 요금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 요금제는 선택약정할인과 별도 프로모션 할인을 받으면 5만85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KT의 무제한 요금제 가격인 6만원(선택약정할인 적용)보다 1500원 저렴하다.
다만 이같은 제살깎기식 요금제 인하 경쟁이 막 피어나는 5G 시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해야하는 이통사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