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한달간 최대 15%까지 하락, LCC간 경쟁도 심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항공주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가와 환율 상승세의 지속과 대형항공사의 유동성 위기 등이 겹치면서 당분간 변동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달(3월 4일~4월 3일)간 대한항공의 주가는 3만6550에서 3만2100원으로 13.86%(4450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도 4205원에서 3550원으로 15.5%(655원) 떨어졌다. 이들 대형항공사의 주가는 총수들의 경영 일선 퇴진 및 유동성 위기 등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달 27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안이 부결된 이후부터 급격히 주가가 하락했다. 주총 당일에는 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기업 지배구조 기대감이 커지며 소폭 상승했으나, ‘단기적인 개선이 어렵다’는 증권가 분석에 다음날 5.27%(1750원)나 빠졌다. 특히 외국인들은 27일과 28일 사이 143억원을 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재선임 부결로 대표이사 및 회장직에서 물러나지만 그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특히 지배구조 변경을 가져올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위기와 총수 사퇴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 관리종목에 지정되며 지난달 22일과 25일 이틀 간 거래가 정지됐다. 곧바로 적정 감사의견을 받아내며 26일 거래정지가 풀렸지만, 재개 당일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불안을 느낌 투자자들이 일제히 매도로 돌아서며 당일 15%까지 급락했다.
28일에는 박삼구 회장이 감사보고서 문제 등에 책임을 지고 경영 퇴진을 발표하며 반등했으나,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기대감이 사그라들며 다음날 0.28% 하락한 3510원에 장을 마쳤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신용등급이 BBB-에서 BB급으로 하락하거나 연결부채비율이 초과(사채)하면 조기지급 및 기한이익 상실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이라며 “특히 변화된 회계기준 적용(운용리스계약의 부채 산입)하게 되면 부채비율 추가 상승을 감안해,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유가상승과 환율변화도 항공사들의 주가 상승을 짓누르고 있다. 지난 1일 싱가포르 항공유는 배럴당 80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원/달러 환율도 1135원을 웃도는 등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장중 1139.50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국내 대형항공사 주가가 변동성을 키우면서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항공시장에 새로운 LCC 사업자(3곳)가 들어오게 되면서 경쟁 심화 등에 따른 수익성악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항공주는 재무 및 경영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주가는 계속 불안정한 상태를 보일 것"이라며 ”다만 LCC의 경우 경쟁은 심화되고 있지만, 중국노선 확보와 여행객 확대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