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시장안정조치 공개, 시장 신뢰도 높이기 위한 조치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모두 1억87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29일 오후 4시 홈페이지를 통해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해 5월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에 따라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한국은행] |
이날 발표한 금액은 매수에서 매도를 차감한 '순거래액'으로, 한은 홈페이지에도 '외환 순거래액 -1.87억달러'로 공개됐다.
한은 관계자는 이날 설명회에서 "개입 내역을 너무 자세히 밝히면 스무딩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n,미세조정)이 다 외부에 공개되기 때문에 그렇게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억8700만달러 순매도는 외환당국의 외환 개입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며 "시장에서 제대로 외환이 거래되지 않는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개입했다"고 전했다.
원론적으로 보면 한은의 외환시장 개입이 외환보유액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그 정도는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안정조치를 공개하는 것은 시장 신뢰도를 높이고 안정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며 "외환당국 개입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안정조치를 공개하면 할수록 시장이 투명해지는 반면, 우리나라 시장이 모든 것을 투명하게 밝힐 정도로 성숙도가 큰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다"며 "작년부터 환율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시장에 공개해서 얻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번 시장안정조치 내역 공개가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에 주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환율 조작에 한은이 개입한 적도 없거니와, 이번 시장안정조치 내역 공개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에 별다른 영향을 줄 내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대미 무역 흑자 200억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대비 경상 흑자 3% 초과 △외환시장 한 방향 개입(GDP 대비 순매수 2% 초과) 등 3개 요건에 해당하면 미국은 해당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 한국은 작년 10월 3개 요건 중 2개 항목이 해당돼,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다.
[자료=한국은행] |
이날 함께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달러/원 환율 변동율은 0.36%였다. 이는 주요국 평균(0.52%)보다 낮은 수치이자, 터키(1.07%) 브라질(0.73%) 러시아(0.63%) 영국(0.40%) 등 국가보다 낮은 것이다. 올해 하반긴 달러/원 전일대비 변동폭은 4.0원이었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시장안정조치 내역을 오는 9월 말에 발표할 예정이다. 그 이후로는 각 분기별로 3개월 안에 내역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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