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수습기자 = 인도 접경지역인 중국·파키스탄과 대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인도 총리가 세계4번째로 저궤도위성 요격 미사일 발사 성공했다고 발표해 역내 관계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고 예측된다.
27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7일 오전 대대적 담화를 예고한 뒤 이날 저녁 TV담화를 통해 위성 요격 미사일 실험 성공을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CNBC가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담화에서 이날 오전 3분동안 발사실험이 진행됐으며 186마일(약 300km) 상공에 있는 위성을 격추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디 총리는 인도가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인도가 우주에서 타깃을 파괴할 능력을 보유한 미국, 러시아,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NYT는 전했다.
인도와 접경한 국가인 중국은 앞서 2007년 위성 요격 미사일 실험을 성공했다. 당시 중국 요격미사일은 800km고도에서 기상위성을 격추했다.
NYT는 이번 미사일 발사로 인도와 중국의 지역 패권 경쟁이 우주 무대로 이동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인도와 중국은 지난 2017년에 두달동안 접경지대인 히말라야 고원에서 군대를 주둔시키며 양국 갈등이 고조됐다.
카주토 스즈키 홋카이도대학 국제관계학 교수는 인도의 미사일 실험이 중국에 대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즈키 교수는 “이 기술과 능력의 확산이 우주 질서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또한 이번 실험의 성공이 확인된다면 인도와 파키스탄의 세력균형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파키스탄은 중국의 도움으로 원격 탐사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인도의 이번 실험이 파키스탄 위성을 산산조각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인도가 위성 요격 미사일로 우위를 획득한다면 파키스탄 위성이나 본토를 선제공격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국이 오랫동안 지켜온 상호확증파괴를 폐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상호확증파괴란 핵 공격시 적의 핵 미사일도 착전 격멸하는 핵 보복전략으로, 핵을 보유한 인도와 파키스탄은 서로에 제한적인 군사력을 보여왔다.
앞서 지난 2월 카슈미르에서 파키스탄의 무슬림 무장단체가 자살폭탄테러를 일으켜 인도 경찰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인도는 반인도 세력이 숨어있다고 주장하는 파키스탄 발라콧에 인도군이 폭탄을 투하했고 이후 양국관계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다만 인도는 이번 실험을 우주 군사화와는 선을 그었다.
주미 인도대사 대변인 샴부 하끼는 “인도가 우주 군비 확장 경쟁에 참여할 의도가 없다. 우리는 항상 우주가 평화롭게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고 CNBC는 전했다.
한편, 이번 실험 성공의 발표는 인도 국내 정치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모디 총리는 총선을 15일 앞두고 TV 담화를 통해 이 소식을 인도 전역에 알렸다. 정치 분석가 N.K. 싱은 “발표 타이밍이 정치와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파키스탄과의 분쟁 발생으로 잦아드는 것처럼 보였던 취업, 건강 관리, 농촌 보조금에 대한 당국내 불만이 지난 며칠새 다시 제기되기 시작했으며, 이 시기에 발표가 나왔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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