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전산 실수로 숫자 '영(0)' 두개 붙어
[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대전의 한 구의원 재산이 몇 달 만에 5억원 급증하면서 공직자 중 재산증가액 상위 ‘톱2’에 올라 눈길을 끈다.
재산 급증은 안 의원에게 500여만원을 대출해준 제2금융기관이 인사혁신처에 안 의원의 금융정보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전산 입력 실수로 숫자 ‘영(0)’을 두 개 더 붙이는 해프닝이 발생하면서부터다.
안선영 대전 중구의회 의원 [사진=대전 중구의회] |
눈길을 잡는 주인공은 안선영 대전 중구의회 의원. 안 의원은 올해 391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몇 개월 만에 재산이 5억5311만원이 늘어나면서 대전지역 공직자 재산 증가 상위 2위에 올랐다.
안 의원은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다 선거구> 후보자 신분으로 당시 4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후 당선자 신분이 되면서 안 의원의 금융권 기초자료는 인사혁신처에 넘겨졌다. 기초의원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은 정보동의 아래 예금, 적금, 대출 등의 금융자료를 인사혁신처에 제공한다.
문제는 안 의원이 기존에 제2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은 채무액 500여 만원이 5억원으로 신고되면서 불거졌다.
A금융기관 전산직원이 안 의원의 금융정보를 인사혁신처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부채 500만원을 ‘5억원’으로 잘못 입력했다. 뒷자리 숫자 ‘0’을 두 개나 더 적어 기입한 것. 이로 인해 안 의원의 재산은 빚만 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안 의원은 올해 391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대전시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 과정에서 안 의원이 신고한 액수대로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재산이 수개월 만에 마이너스 5억원에서 약 5억5000여만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이 때문에 안 의원은 공교롭게도 지역에서 재산 증가액 상위 2위에 오르는 ‘동네 부자’ 반열에 오른 것이다.
안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제2금융기관에서 빌린 500만원을 전산직원이 숫자 ‘0’을 두 번 더 누르는 오류로 인해 채무액만 5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며 “이런 해프닝 때문에 대전시 재산증가 상위자 명단에 올랐는데, 정말로 5억원을 벌었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며 웃었다.
ra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