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단 “김학의, 윤중천으로부터 뇌물 수수 판단”
“곽상도·이중희, 수사 축소·은폐 관여…직권남용 혐의”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성접대·뇌물수수 의혹 등을 받는 김학의 전 차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또 김 전 차관 수사를 축소·은폐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되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수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5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김 전 차관 사건 관련, 김 전 차관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이중희 전 민정비서관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대검찰청 본관. 2019.01.22 mironj19@newspim.com |
과거사위는 이날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으로부터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조사 경과 상황을 보고받고 이같이 결정했다.
특히 진상조사단은 최근 김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재조사 하는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수사외압 의혹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추가 포착, 이를 과거사위에 보고했다.
조사단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최근 다섯 차례 조사하면서 윤 씨가 지난 2005년부터 2012년 사이 김 전 차관에게 수 천만 원 상당의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범죄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윤 씨는 지난 2013년 논란이 된 김 전 차관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등장하는 성관계 동영상이 촬영된 강원도 원주 별장 소유주다.
또 당시 경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자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사건을 무마하려고 한 정황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곽 의원과 이 전 비서관 등은 김 전 차관의 범죄 혐의를 내사하던 경찰을 질책하거나 경찰청 수사지휘라인을 부당하게 인사조치 하는 등 방법으로 수사를 방해하거나 사건 실체를 왜곡했다고 봤다.
조사단 측은 이처럼 김 전 차관 관련 의혹이 새롭게 드러난 데다 김 전 차관이 조사단 소환에는 응하지 않고 지난 22일 출국을 시도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선 특수강간 혐의 외에 대부분 적용 가능한 혐의의 공소시효가 소멸돼 수사 착수가 사실상 쉽지 않다.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도 이를 입증할 만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고 검경의 수사 축소·은폐 의혹까지 조사가 필요하다.
이에 조사단은 활동기간이 만료되는 5월 말까지 이와 관련된 추가 조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과거사위가 법무부에 정식 수사 권고를 결정하면서 법무부도 조만간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지휘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수사 방식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일선 검찰청에 사건을 배당하기보다 특임검사 임명이나 특별수사팀 구성 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특임검사는 검찰총장이 임명해 검사 자체 비리 등 지정된 사건만을 수사하는 임무를 맡는다. 현재로선 현직 검사를 수사 대상으로 하고 있어 전직 검사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변경해야 한다.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김학의 게이트’로 규정짓고 특별검사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위원회의 권고 내용을 대검찰청에 송부하여 신속하게 적절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 과거사위원회 위원장 대행을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회의에 앞서 “전직 고위 검사가 위원회 조사에 협조는커녕, 심야 0시 출국이라니 도대체 국민들을 뭘로 보고 그러셨냐”며 “지금부터라도 조사에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고 김 전 차관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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