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경기"
‘스포츠 IN’ 이번 테마는 프로야구와 여성, 그리고 응원전입니다. 프로야구를 즐기는 여성 관중들이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개막 2연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의 목소리를 싣습니다.
[서울 잠실=뉴스핌] 김용석 기자 정윤영 김태훈 수습기자 = "점수차가 크게 나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어서 좋아요."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2연전이 열린 잠실구장에는 이틀 연속 관중들이 빼곡 찼다. 그 중에서 역시 여성 관중들의 모습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전통의 명가' 두산 베어스와 '11년만의 가을 야구'를 만끽하는 한화 이글스 팬들로 가득 채워졌다.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구장에는 양팀의 응원가가 뜨겁게 울려퍼졌다. 이날 경기 시작 직전까지 진눈깨비가 흩날렸지만 스탠드를 가득 메웠다.
한화이글스와 두산베어스의 개막전이 열리고 있는 잠실야구장 전경. [사진=정윤영 수습기자] |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응원 열기는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팬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프로야구 여성팬의 비율은 전체 관객의 50%에 육박했다. 야구 룰을 잘 몰라도 다양한 이벤트와 신나는 응원가 등도 프로야구의 여성 팬의 증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취재진은 개막전을 관람하러 야구장을 찾은 두산·한화 여성 팬들에게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와 이번 시즌 기대하는 바 등을 물었다.
하얗게 물든 두산팬 관중석. [사진=정윤영 수습기자] |
두산팬인 손하령(22)씨는 "야구는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는 스포츠라고 생각하고, 점수차이가 크게 나도 언제든 뒤집힐 수 있어서 좋다. 축구는 구단가치가 성적인데 야구는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 선수들 팀플레이나 조직적인 수비로 순위를 지킬 수 있는것도 재미있다. 두산의 류지혁을 기대한다"며 이번 시즌 두산의 활약을 기대했다.
두산베어스를 응원하고 있는 여성 팬들. [사진=정윤영 수습기자] |
이예지(34) 씨는 "1년 중 가장 긴 시즌을 함께하는 스포츠인 만큼 야구와 함께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다는 점과 특히 야구장을 찾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응원하며 울고 웃을 때 스트레스도 풀리기 때문에 야구를 좋아하는 것 같다. 특히 두산베어스에게 바라는 점은 작년엔 아쉽게도 정규시리즈만 우승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쳤는데, 올해 팀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던 만큼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시즌을 잘 꾸려나갈지 기대가 된다"고 밝혔다.
관중석에 서 있는 한화 이글스 여성팬들. [사진= 정윤영 수습기자] |
붉게 물든 한화팬 관중석. [사진=정윤영 수습기자] |
두산베어스를 응원하는 여성팬들. [사진=정윤영 수습기자] |
한화팬 이은비(23) 씨는 "작년에 한화팬들의 마음을 설레게할 정도로 순위도 높았고 가을야구도 했는데 올해는 어디까지 올라갈지 궁금하다"고 이번시즌 한화의 활약을 기대했다.
또다른 팬 박경화(54) 씨는 "살면서 꼴찌 하는 팀을 왜 응원하냐는 질문을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내가 한화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이유는 우승의 추억 때문이 아니다. '빙글레 이글스'때부터 한화와 함께 울고 웃었다. 같이 성장하고 늙어가는 심정이라고 표현하고싶다. 앞으로도 한화를 응원할 것이다. 오늘 개막전에서 멋진 경기와 순조로운 시즌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관중들의 열기로 추위를 별로 느낄 겨를 없었던 날이었다.
yoonge9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