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22일 ‘아동학대 치사’ 혐의 위탁모 결심공판
검찰 “피고인, 잘 못 인정 않고 수차례 진술 번복” 25년 구형
위탁모 측 “학대로 인한 사망 증거 없어” 한 혐의 부인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생후 15개월 된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열흘가량 음식을 주지 않아 숨지게 한 30대 위탁모에게 검찰이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오상용 부장판사) 심리로 22일 열린 결심공판에 아동학대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위탁모 김모(38)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 자택에서 생후 15개월 영아 문모양에게 하루 한 끼만 주고 수시로 주먹과 발로 때리는 등 학대 행위를 일삼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김씨의 아동 학대 정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에는 사망한 문모양이 다리가 경직된 상태에서 응급실 치료를 받는 모습 등이 담겼다. 검찰은 또 김씨가 조사 받을 당시 “(문양의) 머리를 발로 때린 적이 있다”고 진술한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검찰은 “아동학대 치사에 대한 법정형은 사형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살인죄와 동일하다”며 “이는 방어능력이 없는 아동을 사망케 한 행위는 고의에 의한 살인과 같게 봐야 한다는 취지”라고 운을 뗐다.
서울남부지법/ 뉴스핌DB |
그러면서 “피고인은 경찰조사부터 검찰조사까지 거짓말을 하며 계속 진술을 바꿨다”며 “본인 잘 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일관되게 부인하는 피고인에게 징역 25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김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문양을 학대해서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아이를 때렸다고 진술한 것은 자신이 딸과 어머니가 처벌을 받을까봐 두려움을 느껴 허위과장 진술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최후변론에서 “어려운 가정에서 가장 아닌 가장으로 앞만 보며 달려와 스트레스를 받고 힘에 부쳤다”며 “기회가 된다면 피해자 유족께 엎드려 사죄하고 싶다. 제 삶 끝까지 반성하고 사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0월 생후 15개월 된 문양을 주먹과 발로 수시로 폭행하면서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문양이 고열과 경련 증상을 보였음에도 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방치한 혐의도 받는다. 문양은 지난해 10월 23일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주 뒤 숨졌다.
김씨는 또 2016년 3월 당시 18개월이던 김모군을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 밑으로 밀어 넣어 얼굴과 배 등에 2도 화상을 입게 한 것으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생후 6개월된 장모 양의 코와 입을 손으로 막는 등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4월 2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sun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