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소위 또 무산 "향후 일정 알 수 없어"
적극적 M&A로 KT 위협하는 SKT‧LGU+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KT의 '채용비리' 문제가 여야 공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며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다시 안갯속이다. 유료방송 시장의 합종연횡이 빠르게 이뤄지는 가운데 KT는 합산규제 재도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진퇴양난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예정됐던 과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가 모두 취소됐다. 이는 전날 과방위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간사 간 협의에 따른 것이다. 내달 4일 열릴 KT '아현화재' 청문회를 앞두고 여야 간 엇박자를 내며 그 불똥이 법안소위로 튀었다.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 측은 "언제 다시 법안소위가 열린다는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며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며 속이 타는 것은 KT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기업 계열사들의 유료방송 점유율 총합이 전체 시장의 3분의 1을 넘지 못하게 막는 규제다.
KT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KT와 KT스카이라이프를 합쳐 총 30.5%로 점유율 1위다. 현재 KT는 딜라이브(점유율 6.5%)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합산규제가 재도입되면 딜라이브 인수가 어려워진다.
상대적으로 합산규제 재도입에서 자유로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최근 유료방송 시장에서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며 규모를 키워 KT를 위협하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21일 티브로드 인수를 확정지었고,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4일 CJ헬로 인수 안건에 대해 의결했다. 합병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경우 SK텔레콤 계열 유료방송 점유율은 23.8%까지 오르고 LG유플러스 계열사는 24.0%까지 오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은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시장이고, 플랫폼 사업이기 때문에 결국 1~2개의 규모가 큰 곳으로 정리될 수밖에 없다"면서 "통신사들이 선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M&A에 뛰어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T 입장에선 하루빨리 합산규제를 하지 않는다는 '공식 통지서'를 받아들고, 딜라이브를 인수해 유료방송 시장에서 수성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싶지만 현재로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 합산규제 재도입은 논리가 빈약해 가능성은 높지 않고, 최악의 상황엔 1년 추가 시행 후 일몰되는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 "만약 재도입된다면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