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 당초 공약대로 결정…유치전 과열경쟁만 남아
[대전=뉴스핌] 라안일 기자 = 한화이글스의 새 홈구장 후보지가 결국 중구로 결정되면서 허태정 대전시장은 자신의 공약을 지킬 수 있게 됐지만, 자치구 간 갈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허 시장은 21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부지’를 공약으로 내건 한밭종합운동장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허태정 시장이 21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부지를 한밭종합운동장으로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오영균 기자] |
허 시장은 지난해 6·13지방선거 시장 후보자 시절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대전야구장 신축을 내걸었고 공식석상에서 한밭종합운동장을 후보지로 점찍었다.
하지만 허 시장은 취임 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 동구 대전역의 철도 부지, 대덕구 신대동 일원, 유성구 도안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및 구암역 일원 등을 새 야구장 후보지로 정하고 용역을 통해 선정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판이 흔들리면서 대전의 각 자치구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특히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대덕구와 동구는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야구장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후보지 선정 발표 전까지 자유한국당 소속 대전중구의회 의원 3명이 삭발을 하고 동구청장 비서실장이 만 하루 동안 단식을 하는 등 자치구간 이전투구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야당은 허 시장이 야구장 유치전으로 인한 지역 갈등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은 논평을 통해 “그동안 허태정 시장의 리더십 부재와 정무기능 마비가 가져온 초유의 극한 갈등과 경쟁으로 점철된 논란이 오늘 발표를 계기로 종지부를 찍기를 희망한다”며 “축제 분위기 속에 선의의 경쟁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단식과 삭발 투쟁으로 유치하려는 구청 간, 이해 당사자 간 극심한 갈등과 반목만 난무했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대전시당도 “‘어차피 중구’였다면 왜 불필요한 지역 갈등을 만들었던 것인지가 의문”이라며 “더 이상 불필요한 지역 간의 갈등이 계속되도록 둬서는 안 된다. 삭발, 단식까지 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졌지만 이제는 기초지자체들도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시장은 대전의 미래‧발전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허 시장은 “어디가 최적의 장소인지, 후보자 시절 이야기했던 한밭종합운동장이 야구장 신축 부지로서 객관성이 있는지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유치전이 진행됐고 지역 간 갈등양상으로까지 비쳐진 측면이 있다. 이런 점은 시장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새 야구장은 보문산과 연계해 원도심 활성화를 꾀하겠다. 또한 소외된 지역도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나중에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ra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