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이사 선임·보수한도 증액에 반대 집중
삼성전자에 대해선 모든 안건 찬성키로
27일 예정된 대한항공 의결권 행사 여부 주목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주요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 방향 사전 공개를 시작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업체에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김승현 기자]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12일부터 기금운용본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0일까지 주총을 여는 23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의결권 행사 방향을 공시했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으로부터 최소 1개 안건 이상 ‘반대’ 의견을 받은 상장사는 총 11곳이다.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가장 많이 제시한 안건은 이사 선임 안건이었다. 농심과 신세계, 현대건설에 대해선 사외이사 선임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안건 반대, 한미약품은 사내·사외이사 선임과 사외이사인 감사위원 선임에 대해 반대했다.
현대위아와 서흥은 상임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과 함께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항목에서 국민연금의 찬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LG하우시스, 현대글로비스, 풍산, LG상사에는 이사 보순한도액 승인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아세안은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정관변경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받았다.
이는 최근 주주권 강화의 일환으로 연기금들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나서기로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이사 및 감사 선임, 임원 보수한도 확대 안건에 집중적으로 반대표를 행사하면서 이사회 견제에 나선 상태다.
반면 나머지 상장사들에 대해선 찬성표를 던지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오는 20일 주총을 여는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를 비롯해 포스코, 삼성SDI, 삼성전기, 유한양행, LG유플러스. LG생활건강, LG화학 등 12곳의 주총 안건은 모두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의결권 행사 사전 공개 내용을 보면 반대 사유가 조목조목 기재돼 있다”며 “합리적 기준에 의해 자신들의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도 바람직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대항항공 조양호 회장 이사 재선임에 대한 국민연금의 판단도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 예정된 대한항공 주총에선 조 회장에 대한 대표이사 연임안 등이 안건이 논의된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선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은 11.56%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