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 대응 나섰지만 배당성향 여전히 상장사 평균 못 미쳐
남양유업 배당확대 거부는 주주제안 부담 요인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한진칼과 남양유업에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한 국민연금이 다음 타깃으로 현대그린푸드를 정조준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가 배당 확대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면서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자문기구인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자책임위)는 이날 오후 5시 비공개 회의를 갖고 배당 중점관리기업에 대해 논의한다. 대상은 지난해 5월 저배당 블랙리스트(중점관리기업)에 오른 현대그린푸드 등이 될 전망이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단체급식 외식사업 등을 하며 지난해 매출액은 1조5146억원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으로 각각 697억원과 816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백화점그룹 정교선 부회장과 정지선 회장 등을 포함한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최대주주로 지분율이 37.7%다. 국민연금은 2대 주주로 12.8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수탁자책임위에선 주주제안 여부에 대해 찬반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배당성향을 높이겠다고 선제적으로 대응은 했으나 여전히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인 33.81%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년도 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2.01 leehs@newspim.com |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수탁자책임위가 현대그린푸드에 주주제안을 결정할지는 불투명하다”며 “현대그린푸드가 배당을 확대하겠다고 선제 대응한데다 남양유업의 배당 거부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여전히 배당성향이 낮아 주주제안을 통해 수익률 제고를 이끌어내는 방안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대그린푸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지침) 적용에 앞서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을 종전(6.2%) 대비 2배 이상 높은 13%로 강화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2018년 결산 배당으로 주당 210원(시가 배당률 1.45%), 총 183억3445만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반면 직전연도에는 주당 80원(시가 배당률 0.53%), 총 69억8455만원을 배당했다.
남양유업의 배당 확대 거부도 주주제안의 부담 요소다. 회사 측은 배당을 확대하면 배당금의 절반 이상을 최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이 가져가게 돼 그간 낮은 수준의 배당 정책을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사실상 국민연금의 제안을 거부했다. 남양유업 역시 지난해 5월 국민연금의 저배당 관련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됐다. 이에 국민연금은 지난 7일 남양유업에 ‘배당정책 심의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정관 변경 주주 제안을 결정했다.
수탁자책임위 한 위원은 “주주 제안은 수익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적용한다”며 “수탁자책임위는 장기수익성 제고를 위해 주주제안을 포함, 적극적 주주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행 상법상 주주 제안은 직전년도 정기 주총일을 기준으로 6주 전까지 이뤄져야 한다. 현대그린푸드의 경우 지난해 주총일이 3월 30일이었으므로 국민연금은 6주 전인 이달 15일까지 주주 제안을 끝내야 한다. 이번 회의에서 어떤 결론이든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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