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이 2024년까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까지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망했다.
최근 미국 원유 수출량은 일일 360만배럴(bpd)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고, 휘발유 등 정제유를 비롯한 석유제품 수출은 500만bpd에 달했다.
IEA는 연간 발표하는 석유시장 5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셰일붐이 지속되며 생산이 극적으로 늘어나 향후 수년 간 미국의 석유 수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EA는 현재 사상최대 수준인 1200만bpd에 달하는 미국 산유량이 2024년까지 400만bpd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미국 셰일 산업이 곧 2차 혁명을 겪을 것”이라며 “향후 5년 간 전 세계 석유 생산 증가량의 70% 및 액화천연가스(LNG) 증가량의 75%를 미국이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글로벌 석유 및 가스 무역 흐름이 바뀌어 에너지 지정학이 완전히 재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산유량은 이미 사우디와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이 곧 수출량도 이들을 제치면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사우디와 러시아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한편 향후 5년 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증가는 이라크가 주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IEA는 이라크가 세계 3위 석유 공급국이 되면서 이란과 베네수엘라 공급량 감소분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향후 수년 내로 세계 석유 수요가 고점을 찍을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계속 증가할 전망이므로, 이라크와 미국의 공급량 증가로 수급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IEA는 전기차와 연료 효율성 개선으로 휘발유 수요는 줄겠지만, 석유화학 제품과 항공연료 수요가 증가해 전반적인 석유 수요는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롤 사무총장은 “세계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석유시장에서 지정학적 요인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는 특별한 시기”라며 “전 세계 각지에서 에너지시장에 영향을 줄 새로운 요인이 등장하고, 과거의 확실성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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