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현행대로 3년 연장하는 조특세법 개정안 대표발의
여론조사, 국민 3명 중 2명 "신용카드 소득공제 연장해야"
"산타클로스처럼 정부가 거둬 나눠주겠다는 발상 잘못돼"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문재인 정부의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민 3명 중 2명이 추 의원에게 힘을 실으며 ‘경제통’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깜짝 놀란 기획재정부는 증세를 위한 것이 아니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추 의원은 민생이 어려운 시점에 국민들의 세(稅)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으로 정착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증세를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산타클로스처럼 모든 것을 나눠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추 의원은 이날 근로소득자의 세 부담 경감을 목적으로 한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제도를 현행대로 축소 없이 3년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 kilroy023@newspim.com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신용카드사용 활성화를 통한 지하소득 양성화라는 정책목표가 충분히 달성되었다는 이유로 올해로 적용기한이 만료되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내년부터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 의원은 이날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애초에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시작할 때는 소득 포착을 제대로 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시작했다. 장기간 운영하면서 ‘목적이 상당부분 달성됐으니 이제는 없애는 걸 검토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온 건데 지금 공제 제도는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으로 정착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공제제도를 없애면 이는 증세다. 국민 호주머니 사정이 빡빡한데, 문재인 정부는 초과세수를 25조~26조원씩 증세하며 어려운 민생은 살피지 않고 부담을 주고 있다”며 “증세를 통해 세수를 확보한다는 발상 자체가 경제 상황에 맞지 않다”고 질타했다.
국민들의 반대 여론도 상당했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의뢰로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근로소득자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65.9%로 집계됐다. ‘신용카드 사용을 확대해 탈세를 막으려는 도입 취지가 충족되었으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0.3%에 그쳤다.
기재부는 논란이 커지자 이날 부랴부랴 "정부는 신용카드 소득공제가 근로자의 보편적 공제 제도로 운용되는 만큼 일몰 종료가 아니라 연장해야 한다는 대전제 아래에서 개편 여부와 개편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정기 국회에서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1년 연장(2019년 일몰)하면서 이 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서 올해 입법을 추진한다는 부대의견이 채택된 바 있다"면서도 "증세나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 및 폐지를 검토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같이 민심에 역행하는 증세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이유에 대해 추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정부만능주의에 빠져 산타클로스처럼 모든 것을 정부가 거둬 정부가 나눠줘야 한다는 잘못된 발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추 의원은 “현 정부는 세금을 가지고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산타클로스처럼 정부가 거둬 나눠주겠다는, 시장에 끊임없이 개입하고 정부 주도로 하려는 발상”이라며 “그 사고 자체가 잘못된 거다. 현실 인식이 너무 부족하고 해법도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계속 일몰 기한을 연장하는 임시적인 방편 말고 근본적으로 현실에 맞춰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기본 공제로 넣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기술적으로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신용카드 사용분 소득공제를 일몰로 계속 연장해 끌고 가는 것을 기본 소득공제로 넣어버리는 것도 방법”이라며 “국회가 1년, 2년 논할 것이 아니다. 이제는 일반적이기 때문에 항구화시켜 그만큼 세 부담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것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앞으로 소득세법과 조특세법 등을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