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5G폰 출시 이달 중 어려울 듯
게임업계 "AR‧VR 콘텐츠 개발 논의 밖"
[서울=뉴스핌] 김지나 조정한 기자 = 이달 중에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시작하겠다는 목표가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G 폰을 이달 중에 출시하기 어려워 단말기 없이 5G 상용화를 선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또 5G 관련 콘텐츠 개발도 지지부진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포한다고 해도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사진=과기정통부] |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LG V50 씽큐(ThinQ)로 5G폰을 내놓을 예정이나 퀄컴의 칩 공급 문제로 일러야 4월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LG전자는 5G폰 칩을 퀄컴으로부터 공급받는데 퀄컴 칩 출하가 3월 이후로 잡혔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칩 업체와 유기적 협력을 통해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달 중에 5G폰 출시를 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5G폰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정확한 출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측은 5G폰 출시일에 대해 "3월에 5G폰을 출시하겠다고 직접 얘기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G폰을 이달에 출시하지 않을 경우 이달 말 계획된 과기정통부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선포는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통신 3사에서 5G 상용화를 시작하더라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기가 없기 때문이다.
한 단말기 제조업계 관계자는 "과기정통부가 말하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서 '최초' 타이틀은 기업들에게 큰 의미가 없고 결국 중요한 것은 돈을 버는 것"이라며 "정부에서 3월에 상용화를 한다고 해도 업체들이 물리적으로 힘들다는데 세계 최초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토로했다.
[바르셀로나 로이터=뉴스핌] 황숙혜 기자 =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선보인 삼성전자가 S10 5G. |
단말 뿐 아니라 5G 상용화의 핵심 콘텐츠로 지목되는 게임 역시 개발이 더디긴 마찬가지다. 5G 상용화를 시작한 후 5G 서비스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선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와 차별화된 콘텐츠가 관건이다. 게임업계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과 같은 5G 컨텐츠 개발에 소극적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에선 1년 전까지만 해도 AR, VR이 관심 대상이었지만 최근 논의 밖으로 밀려났다"면서 "무거운 VR 기기는 게임의 접근성을 떨어뜨리는데 관련 기기의 경량화는 진행되지 않고 있어 맞춤형 게임 개발도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LTE 사용자를 5G로 유혹할 충분할 콘텐츠가 없을 경우 결국 5G 이용자 증가 속도 역시 더딜 수밖에 없다. 이 경우 3월 5G 상용화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통신사 입장에선 굳이 큰돈을 들여 5G 망을 빠르게 구축할 이유가 없어진다.
일반적으로 통신사는 이동통신 세대가 바뀌어 새롭게 망을 구축할 경우 한 번에 전국적으로 대규모 망을 구축하지 않는다. 서울과 광역시 등 인구가 밀집한 곳을 먼저 깔고 이용자 증가 속도와 마케팅 전략 등에 맞춰 망을 늘려나간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3G에서 LTE로 넘어갈 땐 동영상이라는 막강한 콘텐츠가 있어 망 구축 속도가 빠르게 이뤄졌다"면서 "5G의 경우 5G와 연결된 기기와 콘텐츠 등이 LTE에서 5G로 넘어갈 정도로 강력한 것이 없어 (이동통신 세대)이동 속도가 전 세대보단 빠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