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관계자 "하루빨리 남북경협 재개 여건 마련되길"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남북경제협력 선도기업인 현대그룹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예정보다 일찍 마무리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등에 합의하는 등 보다 진전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리택건 아태 부위원장이 지난해 11월18일 오전 북측 금강산호텔에서 만나 서로 악수하고 있다. [사진= 유수진 기자] |
2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27일부터 이날까지 양일간 진행된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떠한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한 채 헤어지자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날 일정을 소화하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은 돌연 예정돼있던 업무오찬과 공동 합의문 서명식을 취소하고 각자의 숙소로 돌아갔다. 이후 백악관은 "양국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홀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은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그룹은 북미회담 개최를 환영하며, 이를 계기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가 한 단계 진전돼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이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앞서 배국환 현대아산 사장은 지난 9일 현대아산의 창립 20주년을 맞아 금강산에 다녀오며 "(금강산관광 재개 등은)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달려있다고 본다"며 "북측이나 저희 모두 기대가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아산은 지난 1998년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후 이듬해 2월 설립된 현대그룹의 남북경협사업 전문 계열사다.
특히 회담을 앞두고 국내외 정치권을 비롯, 다수의 전문가들이 회담의 성과로 금강산관광 재개가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겼다. 이 때문에 현대그룹은 촉각을 곤두세운 채 이틀간 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날 현대그룹은 최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현대 관계자는 "하루빨리 남북경협 재개 여건이 마련되길 바랄 뿐"이라며 "기대와 희망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금강산관광을 비롯해 남북경협 재개를 위한 준비와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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