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MBK보다 유리…KB '자동차금융'-롯데 '개인금융' 강점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불참하면서 KB금융이 롯데캐피탈의 유력한 인수후보로 부상했다. 업계 안팎에선 조달금리, 시너지 등에 있서 KB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봤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롯데캐피탈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가 고루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유력한 인수후보 중 한곳으로 꼽혔던 신한금융은 가격경쟁 부담을 이유로 끝내 불참했다. 현재 롯데캐피탈 인수가는 경쟁이 가열되면서 1조원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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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MBK 등 사모펀드보다 KB금융이 롯데캐피탈 인수에 유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금융계열사 예비입찰 전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회동하면서, 사전교감을 나눈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KB금융은 그 동안 비은행 부문 강화 의지를 보여왔다. KB는 순이익 중 은행 의존도가 72.5%(2조2243억원)나 된다.
조달금리 차원에서도 KB금융이 유리하다. 채권을 발행해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는 캐피탈사에게 신용등급은 중요하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그만큼 저렴하게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대해선 계열 지원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인수시 롯데캐피탈의 조달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KB캐피탈은 신용등급이 같지만 롯데캐피탈보다 규모가 있어 시중금리가 낮다. KB금융으로 가면 롯데캐피탈 조달금리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현재 KB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의 신용등급은 AA-다.
KB금융은 인수 후 사업 시너지 효과도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은 자동차금융에 주력해온 회사다. 지난해 9월 말 영업자산 9조1000억원 중 자동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85.7%에 달했다. 이에 비해 롯데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이 36.6%, 기업금융 34.5%, 개인금융 26.9% 등으로 다변화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다.
또다른 신평사 과계자는 "자산 구성이 다른 회사들이 합쳐지면 수익 안정화되는 효과가 있다"며 "KB캐피탈은 자동차금융 위주이고, 롯데캐피탈은 개인금융 비중이 높아 시너지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B금융이 롯데캐피탈 인수에 성공할 경우 KB캐피탈의 업계 2위 자리는 한층 공고해진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순위는 현대캐피탈이 자산 29조원으로 압도적 1위였고, KB캐피탈(9조4405억원), 현대커머셜(8조5248억원), 롯데캐피탈(7조5089억원) 등의 순이었다. KB캐피탈과 롯데캐피탈의 자산을 단순 합산하면 17조원에 육박해 1위와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다.
수익성 역시 긍정적이다. 롯데캐피탈 순이익은 별도 기준으로 2013년 683억원에서 2015년 871억원, 2017년 1175억원 등 연평균 10% 이상 성장했다. 작년 3분기 누적 순이익도 950억원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가 넘어 업계 평균(7.6%)를 크게 웃돈다. 지난해 KB캐피탈의 순이익은 1134억원이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에 이어 롯데캐피탈까지 예비입찰에 모두 참여했다. 하지만 인수 후 조달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에 3사 패키지 딜 제안이라는 승부수를 던질 수 있지만, 3사의 경쟁사가 다르다는 점이 변수다. 또 이익을 극대화해 재매각에 나서는 사모펀드 특성상 인수가를 공격적으로 써내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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