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부터 중국 디폴트가 지구촌 금융시장에 뜨거운 감자다.
성장 둔화 속에 디폴트가 급증, 채권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으로 파장을 확산시키는 한편 미국과 신흥국까지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다.
중국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특히 내달 1일 시한 전까지 미국과 무역 협상에서 합의점이 나오지 않을 경우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중국 민셍 인베스트먼트 그룹과 윈타임 에너지가 만기 도래한 회사채의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차이나 민셍 인베스트먼트 그룹이 오는 6월30일 2320억위안(343억달러)에 달하는 회사채 만기 상환에 실패, 최종 디폴트를 낼 가능성이 크게 고조됐다.
2개 기업의 부채 규모를 감안할 때 디폴트에 따른 타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상황은 중국 정부의 대응에도 11조달러에 달하는 중국 회사채 시장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 현실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중국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올들어 첫 5주 사이 중국의 회사채 디폴트 규모가 35억달러(4억4625만달러)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디폴트 규모는 17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거시경제 한파와 정책 리스크를 감안할 때 올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상하이 마오량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선 천 파트너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지난 수 년간 중국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단기 자금을 조달해 중장기 프로젝트 투자를 단행했다”며 “회사채 차환 발행에 실패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JP모간의 앤 장 채권 외환 헤드 역시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기업을 중심으로 유동성 경색이 뚜렷하다”며 “디폴트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돈줄이 마비된 기업들이 회사채 만기 상환 압박에 시달리면서 비전통적인 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식품 가공 업체 추잉 아그로 패스토럴 그룹은 이자 지급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지 못해 채권자들에게 햄과 돈육 선물 세트를 제공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비상장 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회사채 디폴트가 올해 제조업과 부동산 건설업 등 주요 산업의 상장사로 번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경우 회사채 시장의 혼란이 주식시장으로 확산되는 한편 금융시스템을 뿌리부터 흔들 수 있어 투자자들이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
SCMP는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유동성이 위축되는 데다 실물경기 한파로 인해 기업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동시에 수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단기 자금 경색이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됐고, 연초 유동성 위기가 한층 고조됐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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