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노조가 협정근로자 논의 거부” 주장
기존 ‘최소한의 안정장치’ 입장 재확인
양측 견해차 커, 추가 협상 여부도 난항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네이버(대표 한성숙) 사측이 네이버 노동조합(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 네이버지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협상 결렬 요인인 ‘협정근로자’를 놓고 노조가 말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사 양측이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는 등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있어 갈등 확산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분당=뉴스핌] 최상수 기자 =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 2018.4.25 kilroy023@newspim.com |
네이버 사측은 11일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회사가 단체교섭에서 협정근로자 지정을 제안한 것은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최소한의 정상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네이버 서비스 운영은 회사 생존을 넘어 수천만 사용자, 수십만 소상공인 및 광고주의 생존과 편익과도 연관된 사안이며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협정근로자는 노사가 협의해 범위를 지정할 수 있다. KT나 SK텔레콤 같은 IT기업도 협정근로자를 지정하고 있다. 협정근로자 지정이 불가하다는 노조의 주장은 이용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동시에 우리가 스스로 만들고 지켜야 할 네이버 서비스의 본질적인 가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네이버 사측은 노조가 지난해 11월 협정근로자 조항을 핵심 논의 안건에 포함시키는 데 동의한 이후에도 해당 조항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언급을 하며 사실상 논의 거부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협정근로자 조항을 핵심 논의 안건 포함에 동의해 놓고 뒤돌아서 해당 조항을 부정하고 비판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다는 주장이다.
사측은 “회사는 지난해 4월 네이버 노동조합이 설립된 이후 15차례 교섭에 임했으며 이 과정에서 노조의 전임 활동 보장 및 임시사무공간 제공 등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노조가 단지 ‘협상의 진척을 위해서’나 구색을 맞추기 위한 교섭이 아닌, 출범 당시의 초심을 잃지 말고 새로운 노사문화, IT노조다운 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해 진실된 자세로 교섭에 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네이버 사측의 공식 입장문 전문이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 노동조합 네이버지회가 2월11일 진행한 기자회견 내용 중 협정근로자에 대한 부분은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 관련 내용을 공유 드리고자 합니다.
최소한의 서비스 제공은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단체교섭에서 협정근로자 지정을 제안한 것은 노조가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사용자, 사업자, 광고주 분들에게 최소한의 정상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네이버 서비스의 운영은 회사의 생존을 넘어 수 천 만 명의 사용자, 수 십 만 명의 소상공인, 광고주의 생존, 편익과도 연관된 사안이며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요구합니다.
이는 노조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는 요구를 이행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사회적 책무를 다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단체협약 노조 요구안(제16조)과도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협정근로자는 노사가 협의해 범위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KT나 SKT와 같은 IT기업도 협정근로자를 지정하고 있으며,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소속 노조가 있는 동서식품과 OB맥주도 협정근로자를 두고 있습니다.
협정근로자 지정이 불가하다는 노조의 주장은, 이용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동시에 우리가 스스로 만들고 지켜야 할 네이버 서비스의 본질적인 가치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노조원의 80%가 협정근로자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도 노조의 일방적 주장일 뿐, 대상과 범위는 대화로 정할 문제입니다.
노조는 협정근로자에 대해 논의하기 어렵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노조측은 기자회견문에서 “(협정근로자) 조항은 노사간 핵심 논의사항에 포함되어 있어 교섭을 계속 진행했다면 논의할 여지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노조측은 지난해 11월 협정근로자 조항을 핵심 논의 안건에 포함시키는데 동의한 이후에도 해당 조항에 대해 줄곧 부정적인 언급을 하며 사실상 논의 거부의사를 밝혔습니다.
단체교섭에서 협정근로자가 “적폐같은 말”이라고 언급하며, “포털 서비스는 네이버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파업 등 쟁의행위로 사용자들이) 네이버를 못 쓰게 되면 다른 회사 서비스를 사용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말을 했으며,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도 “(협정근로자 조항을) 굳이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는 언급을 했습니다. 이후에도 해당 조항에 대해 ‘검토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노조는 협정근로자 조항을 핵심 논의 안건에 포함시키는 데 동의해 놓고, 뒤돌아서 해당 조항을 부정하고 비판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여왔으며, 마지막 조정 교섭 자리에서 협정근로자는 논의하기 어렵다고 밝혀왔습니다.
노조가 ‘협상의 진척을 위해서’가 아닌 진실된 자세로 교섭에 임하기를 기대합니다.
노조는 이번 기자회견문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노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진실된 자세로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회사측에 요구했고, 조정에 대한 내용을 담은 지난 교섭 속보에서 “노조의 진심에 회사도 진전된 자세로 임하기를 촉구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협정근로자 조항을 안건에 포함시키는 데 동의해 놓고 뒤돌아서 해당 조항을 부정하고 비판하는 노조의 이중적 태도에 어떻게 회사가 진심을 느낄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협정근로자 조항을 핵심 논의 안건에 포함시킨 게, 교섭 속보에 나온 표현처럼 단지 ‘협상의 진척을 위해서’였을 뿐이었다면, 교섭에서의 논의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노조에 묻고 싶습니다.
회사는 지난해 4월 네이버 내에 노동조합(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이 설립된 이후, 회사는 15차례 교섭에 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노조의 전임 활동 보장 및 임시사무공간 제공 등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노조가 단지 ‘협상의 진척을 위해서’나 구색을 맞추기 위한 교섭이 아닌, 출범 당시의 초심을 잃지 말고 새로운 노사문화, IT노조다운 모습을 만들어가기 위해 진실된 자세로 교섭에 임하기를 기대합니다.
회사는 쟁의 행위 중에도 안정적인 서비스 운용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