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손해율에 적자 확대...손보사 고육지책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료를 올리는 동시에 특약 할인도 축소하고 있다. 손해율(거둬들인 보험료 대비 지출한 보험금 비율) 상승으로 적자가 확대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상품 경쟁력이 떨어져도 손실을 줄이겠다는 거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오는 2월 28일부터 자동차보험 블랙박스 할인특약의 할인율을 기존 5.0%에서 4.2%로 축소할 방침이다. DB손해보험도 3월 6일부터 같은 특약의 할인율을 3.0%에서 1.5%로 줄인다. 삼성화재 등 주요 손보사도 할인폭 축소를 검토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블랙박스 장착으로 할인 받은 차량의 손해율이 실제 손해율보다 높아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손해율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할인특약 일부를 정리해 손해율을 조금이라고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이달 일제히 3% 가량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했다. 현대해상·DB손보·메리츠화재가 지난 16일, KB손보 19일, 한화손보·롯데손보 21일, 악사손보 24일, 흥국화재 26일 등이다. 삼성화재는 31일 보험료를 인상할 예정이다.
손보사들이 이처럼 보험료를 일제히 올리는 이유는 지난해 한파와 폭염 등 기상악화로 손해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즉 이미 자동차보험으로 손해를 보고 있어 가격을 현실화한 것.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다시 할인특약을 축소하는 것은 손해율 예측치 대비 보험료 인상폭이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특약의 할인폭을 줄여서라도 손해율을 만회하려는 거다. 마른 수건까지 짜내고 있는 셈.
지난해 중반 국토교통부는 시간당 자동차 정비공임 기존 평균 2만5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10% 이상 올렸다. 수리비가 오르면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지출이 늘어난다. 이에 보험사들은 8% 이상 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인상률은 3%대에 그쳤다.
금융당국의 보험료 인상 억제도 손보사들이 할인 특약을 줄이는 요인이다. 금융감독원은 보험료 인상으로 손해율을 조정하는 것 이외의 손보사에 자구방안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이에 고객 서비스를 줄여 비용을 축소하기 시작한 거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사실상 판매하는 모든 상품이 동일해 보험료와 서비스에 매우 민감하다”며 “상품경쟁력을 낮추면서까지 할인특약을 줄이는 건 그만큼 손해율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용절감을 위해 특약의 할인폭을 줄이거나 서비스를 축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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