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3열 공간·부드러운 주행성능…편의사양 다소 아쉬워
[남양주(경기)=뉴스핌] 전민준 기자=혼다코리아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파일럿은 ‘여행 즐기는 4인 가족’을 위해 태어난 차라고 할 수 있다. 7인승이라는 넉넉한 승차 인원과 많은 짐을 부담 없이 실을 수 있는 넓은 공간, 그리고 3열석 아이소픽스(카시트 장착 장치)까지 4인 이상의 가족을 위한 많은 성능을 갖추고 있다.
혼다 파일럿 시승은 7인승 SUV라는 특성을 알 수 있도록 큰 여행 가방을 싣고 동승자 한 명과 함께 진행했다. 시승구간은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출발해 경기도 남양주 와부읍을 거쳐, 양재동까지 약 80㎞ 구간이다.
본격적인 시승에 앞서 우선 외관부터 살펴봤다. 먼저 눈에 띄는 건 디자인보다는 “엄청 크다”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동승자에게 묻자 “크지만 예쁘기도 하다”고 말한다.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공기흡입구)은 혼다 패밀리 룩을 적용해 단순하면서도 역동성을 강조한 느낌이다. 그릴 양 옆으로 어코드와 같은 LED전조등이 자리하고 있다.
옆으로 가서 측면 부를 봤다. 길이가 가장 눈에 와 닿았다. 전장 5005㎜, 높이 1795㎜으로 이전 모델에 비해 각각 50㎜, 20㎜를 길어졌다던데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긴 레저용 차량(RV)인 카니발과 비슷한 수준이다.
내부는 확실히 넓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2열 공간은 생각보다 좁아, 좌석을 뒤로 끝까지 밀착시켜야 신장 173㎝인 기자가 주먹 세 개를 넣을 수 있었다.
좌석을 밀착시키니 좌석과 좌석 사이를 이동하는 게 매우 수월했다. 다만 편의사양은 아쉬웠다. 좌석 조절 버튼은 수동으로 돼 있었고, 아이소픽스는 별도로 구멍이 마련돼 있지 않아 철심을 찾기 힘들었다.
파일럿.[사진=혼다코리아] |
3열은 매우 넉넉했다. 시승하기 전에는 매우 좁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열 좌석을 뒤로 당겼음에도 다리 공간이 여유 있었다. 성인 남성 3명이 앉기에 충분한 공간이다. 3열에도 아이소픽스가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경쟁SUV는 갖추지 못 한 장치다.
트렁크 공간은 여행용 캐리어 4개 혹은 쌍둥이 유모차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3열을 접은 트렁크 공간에 기자가 몸을 실었더니 공간이 남았다. 여기에 이불이라도 넣으면 편하게 잠 잘 수 있을 정도였다.
드디어 시승에 나섰다. 육중한 덩치를 끌고 나가야 하니 가속성능이 뛰어나진 않지만, 매끄럽게 속도가 올라갔다. rpm(분당엔진회전속도) 바늘도 비교적 서서히 상승한다. 힘은 넘쳐나지만 우악스럽게 내뿜지 않는다.
부드러운 주행의 비결은 다양한 첨단 기술 덕분이다. V6 엔진은 운전조건에 따라 6기통, 4기통 등 기통 모드를 바꾸는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VCM)을 담았다.
특정 상황에서 바퀴가 헛도는 것을 막고 완만한 가속을 선사한다. 모든 기술이 어우러진 결과 뉴 파일럿은 1950kg, 2톤에 달하는 몸무게 임에도 복합연비 8.4km/L를 달성했다.
혼다 파일럿은 8인승과 7인승이 있고, 가격은 각각 5490만 원, 5950만 원이다. 가격도 경쟁력 있는 편이지만, 연비 등 유지비를 감안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