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대통령실

속보

더보기

[이석중의 세상엿보기] 국민연금 운용 원칙은 수익성이 최우선돼야

기사입력 : 2019년01월24일 15:17

최종수정 : 2020년03월10일 15:13

대주주 위법·탈법은 법대로 처벌하면 된다

[서울=뉴스핌] 이석중 에디터 =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연금을 통한 주주권 행사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혀 상당한 파장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오는 3월 주주총회가 열리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을 첫 번째 주주권 행사 대상기업으로 정한 상태여서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지적을 받을 만 하다.

그러나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 주주권행사 분과위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수탁위 위원 9명 중 과반이 넘는 5명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 행사에 반대했고, 2명은 한진칼에 대해서만 제한적인 주주권 행사를 찬성했다.

전문가 그룹인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7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서 기금운용위원회 산하의 의결권전문위원회가 확대된 조직이다.

국민연금 최고의결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수탁위 판단을 최대한 존중한다지만, '존중은 존중일 뿐' 의견을 고스란히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기금운용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보지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당연직 위원들이 문 대통령의 발언을 마냥 무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 다시 불거지는 연금사회주의 논란

문 대통령은 "틀린 것은 바로잡고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틀린 것은 정책으로 바로잡고, 법 위반 행위는 법대로 처벌하면 된다.

국민 재산인 국민연금을 통해 정권 입맛대로 기업 행태를 바꾸고, 대주주와 경영자를 길들이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과반수가 넘는 수탁위원들이 주주권 행사에 반대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스튜어드십 행사 이유로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들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정치적 판단 보다는 안전하고 중립적인 운용을 원한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연금이 국민의 집사가 아니라 정권의 집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연금사회주의로 가겠다는 뜻 아니냐"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엄청나다. 2017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량은 131조5000억원 수준이다.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의 약 7%에 해당하며, 상장기업 주식 5% 이상을 보유한 기업도 300개에 달한다.

정부 말대로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한다면 상당수 기업의 경영진 교체가 가능하다. 정권 차원에서 손을 봐야 할,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른다면 지분을 추가 매입해서라도 혼내 줄 수 있고 오너십도 흔들 수 있다. 삼성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시장중립적이지 않은 국민연금운용 구조상 정부의 주주권 행사에 반대하는 이유다.

우리 현실에서 국민연금은 정권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 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용위원장을 겸임하는 데다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사실상 대통령이 임명하고, 그 국민연금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장을 추천하는 연쇄적 구조로는 정권의 의지가 그대로 투영될 소지가 크다.

당장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신인 김성주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 국민연금의 공정하고 정상적인 관리 와 총선 출마를 위한 공천의 양자택일이라는 상황이라면 어느 쪽을 선택할 지 의문이다.

◆ 국민연금 운용은 중립적이어야

정부는 '주주가치의 제고'를 위해 연금기금의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며 스튜어드십을 도입했다. 노후자금을 맡긴 국민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노후자금이고, 후세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다. 반드시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런 데도 지난해 국민연금기금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손실을 기록했다.

공단의 지방이전으로 우수한 인력들이 떠난 데다 전반적인 시장 상황 악화가 요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주식운용 부문에서 시장 평균 수익률에도 못 미쳤을 만큼 손실을 봤다면 운용을 맡은 공단의 책임이며, 정부의 책임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은 연 4%대의 수익률을 유지해야 2057년쯤 고갈되지만, 운용수익률이 매년 1%p 하락하면 고갈 시기가 5년 앞당겨진다. 반대로 수익률이 1%p 오르면 보험료 2% 인상효과가 있다고 한다.

운용을 잘해 수익률이 높아지면, 연금 가입자들의 부담은 줄고 수령액을 커지게 돼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떨칠 수 있다. 반대로 지난해처럼 기금이 계속 손실을 본다면 연금 고갈 시점은 앞당겨질 수 밖에 없고 국민적 저항도 거세질 것이다.

국민의 재산을 지키고 키우겠다는 말이 진정이라면 우수 인재의 영입을 통한 수익 위주의 운용이 필요하다. 연금운용에 정권철학에 맞는 사회적 가치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수인재 영입을 위해서는 기금운용본부를 금융중심지인 서울로 다시 이전해야 한다. 또 정권이 바뀐다고 기금운용책임자를 바꿔서는 역량있는 전문가가 책임을 맡을 리 만무하다.

정부의 역할은 연금운용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제도적 지원에 국한하는 게 옳다.

julyn11@new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환율 한때 1480원대...2009년 3월이후 최고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이 나타나고 있다. 2024.12.27 mironj19@newspim.com   2024-12-27 12:56
사진
'모바일 주민증' 27일부터 시범 발급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앞으로 17세 이상 국민 모두가 주민등록증을 스마트폰에 담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7일부터 전국민의 신분증인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한다고 26일 밝혔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행안부 제공2024.12.26 kboyu@newspim.com 행안부에 따르면,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먼저 세종특별자치시, 고양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 발급을 해 시스템 안정성을 검증한 뒤 내년 1분기 중 전국에서 발급할 계획이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주민등록법령에 따라 개인 스마트폰에 발급되는 법적 신분증으로, 기존 주민등록증을 소지한 모든 국민(최초 발급자 포함)이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2021년부터 제공된 모바일 운전면허증, 국가보훈등록증, 재외국민 신원확인증에 이어 네 번째 추가되는 모바일 신분증이다. 행안부는 먼저 세종시, 전남 여수시, 전남 영암군, 강원 홍천군, 경기 고양시, 경남 거창군, 대전 서구, 대구 군위군, 울산 울주군 등 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하며, 이후 내년 1분기 중으로 전 국민에게 발급할 계획이다. 시범 발급 기간 동안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해당 지역인 주민들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IC주민등록증'을 휴대폰에 인식시키거나 'QR 발급' 방법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신청할 수 있다. 전면 발급 시에는 정부24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시 6개월 이내의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QR 발급 방법은 사진 제출이 필요 없지만, 주민등록증 사진이 오래된 경우 모바일 신분증 앱에서 안면 인식이 어려울 수 있어 재발급 후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이 가능하다. 한편,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을 적용하여 개인정보 유출 및 부정 사용을 방지하고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 본인 스마트폰에만 발급되며, 분실 시에는 잠김 처리되어 도용을 막을 수 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1968년 주민등록증 도입 이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변화가 이루어졌다"며 "이번 시범 발급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 2024-12-26 13: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